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막물고기 Mar 22. 2022

직장인어체 갈증

너무 쉽게 다정하리란 다짐을 잊는다.

나의 고단함을 앞세워 너의 지난한 슬픔에 눈물을 아낀다.

내 몸은 조금도 깎여지지 않는 거대한 돌무덤인채

꽃을 피워달라, 흙을 덮어달라, 그정도는 해 줄수 있지 않느냐며 기대하고 실망한다.

나의 삐딱한 태도엔 너라는 이유를 달고,

너의 삐딱한 태도엔 너 하나만 발가벗겨 지나침의 무게를 잰다.

존중과 예의를 멸시한다.

오가다 마주치는 사람의 풀어진 옷깃에는 혹여 찬바람이 들어가지 않을까 마른 걱정을 하면서도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의 그늘엔 빛 한줌 쥐어줄 주먹조차 들지 않는다.

같은 식사시간을 가지고, 가벼운 사적 관심사를 웃으며 이야기한다.

우습지 않은 이야기들은 듣지도 말하지도 않기로 약속한것처럼.

'일'이라는 고작 한글자가 우습지 않은 모든 이야기들을 집어삼켜, 고통의 서사를 뭉그러뜨리고

사람의 색을 가린다.


작가의 이전글 밤산책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