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보 같은 순간들이 못 견디게 싫어.
다리가 무언가에 베인 것 같은데. 손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언저리를 매만져봐도 도무지 모르겠다. 알 수가 없다.
팔목엔 실 하나가 계속 가로막는 느낌이 든다. 죽 늘어나는 이건 뭘까. 어쩐지 거미줄처럼 보이는데. 그럼 나는 먹잇감인 걸까. 거미가 된 걸까. 왜 하필 줄 하나인거지. 머리가 아파온다. 눈앞엔 섬광이 인다.
조금 빠르게 걷고 있다. 척추를 곧추세우고.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그래도 누워 있는 것보다야 나으니까.
실은 여전하다. 많은 것들이. 여전히 나도.
다만 아닌척하며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