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아, 결아. 왜 또 눈가가 붉어졌어.
울지 마, 무너지지 마.
왜 네가 가는 길마다 신호는 어김없이 막히는 걸까.
왜 하필 지금일까.
너를 스쳐 가는 작고 사소한 것들마저
너무 못되게 구는 것 같지는 않니.
요즘도 울 때면,
주저앉아서 엉엉 울지는 않는지.
왜 여전히 잠을 잘 못 자.
좋아하던 가수의 공연을 예매했어.
그 사람 노래 들을 때마다
네 생각나서
목소리 끝에 기대어 서성거렸어.
날이 많이 추워.
두 손이 빨개질 때까지,
입술이 갈라지고 부르틀 때까지
네 손을 잡았던, 너를 안았던
지나간 겨울이 아프게 떠오른다.
있잖아,
모나지 않은 네 손가락에 스며든
이질적인 굳은살을
하나씩, 전부 뜯어먹고 싶었어.
뼛속까지 꼭꼭 씹어 삼켜내면
그럼 너는 새살이 돋을 거야.
결아, 너는 그제야 다시 피어나겠지.
겨울 끝자락에서
눈부시게 아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