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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소니아 Feb 15. 2024

교토에서의 마지막 날

일본여행 14일차(2024.01.28.일)/과거-현재-미래, 장소와 인간

I. 기상

 오늘도 평상시와 똑같이 일어나서 마츠야에서 규동을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저번에 교토대학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도시샤 대학 입구를 봤지만 강한 바람과 폭설로 인해 입구만 보고 탐방해보지는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꼭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규동을 먹고 도시샤대학의 위치와 가는 길을 조사했다. 조사하던 중 윤동주 시인의 모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였던 위인의 모교를 가본다고 생각하니 뭔가 가슴이 웅장해졌다.


II. 탐방

 1. 가는 길

 내 숙소에서 도시샤대학으로 가는 길은 매우 간단했다. 항상 아침을 먹는 마츠야에서 쭉 직진을 하여 큰 사거리에서 니조성을 보면서 쭉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한번 꺾고 좀만 가면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항상 보기만하고 걸어가보지는 않았던 그 길을 걸어갔다. 얼마 걸어가지 않아 교토시립호리카와고등학교를 봤다. 이 학교에는 현수막이 꽤 붙어 있었는데 대회에서 성적을 낸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았다. 그리고 눈에 띠는 점은 고등학교 야구장은 여럿 봐왔지만 이 학교의 야구장에는 야간에도 경기 혹은 연습이 가능하게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고교 야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고등학교라.. 고등학교의 전통인지 이 학교를 거쳐간 교장 혹은 현 교장의 작품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보기 좋았다. 그리고 이 길대로 가면 어떤 길들이 있는지 이미 몇번 봐왔기 때문에 다른 길을 통해서 들어가봤다. 이곳도 상당히 정겨운 풍경이였고 지나가면서 본 초등학교에서는 야구부로 보이는 초등학생들과 코치가 야구를 하고 있었다. 내 인생 살면서 학교 운동부가 운동하는 것은 처음봐서 상당히 새로운 경험이였다.


 2. 도시샤대학(学)

   (1) 신마치 캠퍼스(新町キャンパス)

 도시샤대학은 교토부 교토시내에서는 캠퍼스가 실질적으로는 2개인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교토 내로 따지면 교토부의 캠퍼스는 4곳이지만 교토시가 아닌 교타나베시에 위치한 교타나베 캠퍼스는 매우 멀리 떨어져있어 가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4곳 중 2곳인 가라스마캠퍼스와 이마데가와캠퍼스는 사실상 하나라고 봐도 될 정도로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왜냐하면, 같은 라인에 있고 횡단보도조차 건널 필요도 없다. 들어가는 입구만 다를 뿐 막상 캠퍼스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캠퍼스가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먼저 간 캠퍼스는 '신마치 캠퍼스'이다. 이 캠퍼스는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캠퍼스 내의 벤치에서 공부를 하고 있거나 부모님과 함께 있는 모습이였다. 그리고 정문 입구에는 한자로 '부모'와 여러 설명하는 문장이 적혀있는 안내판이 있었다. 아마 도시샤대학에서 입학 전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강력하게 예상이 되어진다. 왜냐하면, 내가 대학교 입학할 때도 입학전형을 치를 때 이랬고 2학기때도 논술고사, 면접고사가 있을 때도 학교 정문과 캠퍼스 곳곳에 저런 안내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캠퍼스 내에서 사진을 찍을까 고민했으나 너무 많은 수험생과 부모님이 있어 찍지는 않았다. 신마치 캠퍼스를 나와 가라스마 캠퍼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2) 이마데가와캠퍼스(今出川キャンパス)

이마데가와캠퍼스와 가라스마캠퍼스는 신마치 캠퍼스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다. 이마데가와캠퍼스는 150년이 된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50년이라는 전통을 가진 대학이다 보니 메이지시대에 세워진 건물들, 다이쇼 시대 건물, 쇼와 시대 건물 및 현재 지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또한, 메이지 시대에 세워진 건물들은 일본의 중요 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마데가와캠퍼스는 신마치 캠퍼스에 비해 확실히 컸다. 건물들도 뭔가 근대와 현대를 합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캠퍼스 내에서도 수험생인지 대학생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벤치에서 식사를 하면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캠퍼스를 걸으니 약간 근대시대의 유럽을 걷는다면 이런 느낌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가라스마 캠퍼스의 특이한 점은 로스쿨이 캠퍼스 내에 있지 않고 캠퍼스 횡단보도 건너 바로 앞에 있다는 점이다. 문과가 가장 대접을 잘받는 일본의 특성상 문과 중에서도 큰 인기를 차지하는 법학을 다루는 곳이라 따로 빼둔 것 같기도 하다.


 (2)-1 과거-현재-미래

 도시샤대학 이마데가와 캠퍼스는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메이지시대(1867~1912)에 세워진 건물들, 다이쇼시대(1912~1926) 건물, 쇼와시대(1926~1989) 건물 및 현재 지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모습을 보니 언뜻 우리 인간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세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인간은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는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들이 남긴 이야기가 역사가 된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 우리 인간은 과거에 잘못된 선택으로 큰 피해를 보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현재를 살아간다. 하지만, 현재의 인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시 과거로 회귀하려고 한다. 혹은 과거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거나 과거의 문제만 신경쓰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도 한다.

 우리 인류는 과거를 통해 잘못된 선택이 불러오는 결과를 배우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이상적이고 쉬운 말이면서도 감정이 있는 인간의 특성상 지키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나도 최대한 이 생각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2)-2 장소와 인간

 장소는 그 자리에 있고 그대로지만 그 장소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계속 바뀐다. 어찌보면 이 점은 인간도 어느정도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 자신이라는 주체를 중심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도 바뀌고 함께 일하는 동료도 바뀌고 주거지에서 자신의 이웃도 변한다. 그리고 가끔씩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을 지나쳐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며 그리워하거나 분노한다. 여기서 차이점은 '장소'는 변함이 없지만 '자신'은 변한게 없다고 생각해도 변한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자기객관화'일 것이다. 보통 자신에 대해 평가하라고 하면 방어기제가 발동하여 자신의 능력,가치를 타인이 보는 것보다 높게 평가하거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경우 자신의 능력,가치를 타인이 보는 것보다 낮게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객관화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들과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는 개인적으로는 '대학'이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각자 자신이 직접 정하여 온 전공 속에서 타인과 경쟁하며 그 전공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어느정도 알 수가 있고 때로는 다른 전공 사람들과 어울려보면서 자신이 놓치고 있던 점에 대해서 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도 대학에서 전공,부전공 수업속에서 어느정도 내 능력에 대해서 많이 깨달은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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