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에게 고통이었던 세월도
제법 안온했다.
지독스럽게 힘겨운 인생에 비하면.
결국, 원의 중심 가까이에 살았나 보다.
우리는 모두 쉼 없이 돌아가는 원반 위에 있다.
가장자리로 밀려나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내가 떨어지려 하면 네가 잡아주고,
네가 떨어지려 하면 내가 잡아준다.
그렇게 살아간다.
모두, 위태롭게 버텨내는 인생들이다.
잡아주지 못해 떨어져 나간 인생 앞에
미안함이 흐른다.
버티지 못해 놓아 버린 인생 앞에선
원망도 흐른다.
하지만, 슬픔이 반복될수록 결속을 다진다.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힘.
그 가상의 힘, 원심력에 의해 나가떨어지기 전에
구심력이 되어 준 것들에 감사한다.
나의 사람들.
나의 책과 글.
나의 도전과 경험들.
그것들과 엉키고 버무려져 미끄러지지 않고,
결국 오늘도 버티는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