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루, 애옹
개강한지도 어느덧 두 달이 꼬박 지난 10월의 마지막 날, 송도 독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간 문우 편집위원들! 늦은 시간임에도 문우 독자모임을 찾아와 준 소중한 독자들과 함께 강의실에 모여 60호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었다. 할로윈 분위기를 내보겠다며 작고 귀여운 유령 조명을 켜두고, 맛있는 과자도 함께 나눠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따뜻한 이번 독자모임에는 편집장 온도와 편집위원 루, 애옹, 찌부찌, 고미, 그리고 독자위원 박하, 집사, 깨비가 자리하였다. 지난 문우 60호는 외솔관 지하 문우방에 방문하면 언제든 다시 읽어볼 수 있다.
1-1. 전반적 평가
집사 : 구성이 읽기 쉽게 되어있어서 주제에 친숙하지 않아도 큰 무리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깨비 : 평소에도 학내 소식보다는 사회 문제를 자주 다루는가?
온도 : 그렇다. 59호 같은 경우에는 반전 평화와 사드 배치에 대해 주로 얘기했었고, 58호에서는 세브란스 청소 노동자 문제와 이한빛 PD 사건, 퀴어 이슈를 다루었다. 보통 그때그때 터지는 시의적 사안, 또는 편집위원들이 깊이 탐구하고 싶은 부분을 미리 정해서, 한 학기 간 진행되는 세미나와 뉴스클리핑을 통해 여러 차례 논의하며, 그를 바탕으로 방학동안 글을 쓰게 된다. 이번 메인 기획도 1학기에 진행한 반성폭력, 여성노동, 성노동 세미나에서 논의했던 것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찌부찌 : 그렇다고 학내 소식을 아예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새내기 특별호라는 새터 배포용 교지를 따로 발간하여, 신입생들을 위해 학교 생활이나 학내의 논쟁적인 사안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도 한다.
1-2. 표지와 내지 디자인
깨비 : 표지가 깔끔하면서도 강렬했다.
박하 : 표지를 처음 봤을 때는 옆 부분의 글자가 무슨 의미인가 했는데 제목의 단어를 각각 늘려 놓은 것이라는 걸 깨닫고 매우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깃발 같기도 하고.
찌부찌 : 뒷표지의 오타를 뒤늦게 발견했다. ‘변혁’이 아니라 ‘번혁’의 펜을 높이 들고 있다.
박하 : 오타 하니까 생각났는데, 37페이지 마르틴 하이데거에 관련된 문단이 중복해서 들어가 있다.
.온도 : 다음부터는 오타를 좀 더 꼼꼼히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특히 뒷표지에 오타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1-3. 메인기획 《 She’s beautiful when she’s angry 》
박하 : 총여 사태 때 가장 반대 여론이 거셌던 곳이 에브리타임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것을 역으로 이용해 <에브리데이 페미타임>이라 바꿔 놓은 게 굉장히 참신했다.
집사 : <쉿, 조용히 해> 기사에 예능방송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을 수 있게 해주어 매우 좋았다.
박하 : 메인기획에 글을 배치한 기준은 무엇인가? 중요도인가?
루 : 우선 <에브리데이 페미타임>은 지난 해에 있었던 주요한 여성주의 사건들을 개괄적으로 정리해 놓은 글이라 앞에 두었다.
온도 : 중요도의 위계는 없다. 다만 <네 환상 속의 피해자는 없어>는 1학기에 가장 처음 진행했던 반성폭력 세미나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당시 고민의 출발점이기도 했기 때문에 앞쪽에 배치한 것이다. <그럼에도 페미니즘> 같은 경우에는 좀 더 넓은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기사라 맨 뒤에 넣었다.
찌부찌 : 구성을 학기 중의 세미나 진행 흐름과 최대한 맞추려고도 노력했다.
집사 : 목차를 참고하지 않고 읽으면 어디까지가 메인 기획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점이 아쉽다.
박하 : 기획 사이마다 소표지를 넣어도 좋을 것 같다.
1-4. 인권축제 활동 보고
박하 : <함께 말하고 이어 말하자>에서, 포스트잇으로 구성해 놓은 레이아웃 덕에 내용이 한눈에 들어와 마음에 들었다.
집사 : 인권축제 프로그램은 정확히 어떻게 진행한 것인가?
온도 : 여기 나와 있는 것처럼 총 세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었다. <반성폭력 운동사 10장면>은 미투운동과 같은 반성폭력 움직임의 계보를 정리하여 판넬에 붙이고 찾아오는 사람들마다 읽어볼 수 있게 하였고, <함께 말하고 이어 말하자>는 끝말잇기 식으로 성폭력에 저항하고 다같이 연대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이어적을 수 있게 하였고, <24시간이 모자라>는 부부가 해야 할 일들이 적힌 카드를 가지고 각각의 시간표를 직접 만들어보며 참여자가 여성노동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박하 : 이 코너가 특별히 흥미로웠다. 1학기에는 학교에 어떤 동아리가 있는지 몰라서 문우에 대해서도 거의 알지 못 했는데, 인권축제에 이런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을 준비했단 걸 알고 있었다면 꼭 참여했을 것이다.
루 :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꼭 참여 바란다.
온도 : <24시간이 모자라>를 준비할 때부터 계속했던 고민이, 대학생 참여자들의 대부분은 미혼일텐데, 이미 결혼을 했고 아이도 가진 직장인 가정의 문제 의식을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인가였다. 그런 지점에서 글이 잘 다가갔는지 궁금하다.
박하 :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인권축제의 참여자들은 대부분 미혼 대학생이었겠지만, 누군가는 나중에 저런 형태의 가정을 꾸리게 될 것이다. 좋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1-5. 자보
박하 : 상장 형식의 자보가 도서관에 부착된 모습을 직접 봤었는데 정말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멀리서 봤을 때도 눈에 확 띄었다.
집사 : 자보가 메인기획이랑 잘 어울리는 주제라 어색하지 않았다. 문우가 학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1-6. 문우의 눈
깨비 : <커다란 냄비에 담기는 것>에서 장애를 ‘냄비’에 빗댄 동화책의 삽화와 내용을 직접 인용하여 기사를 전개했다는 점이 귀엽고 색다르게 다가왔다.
집사 : <청년이 청년에게>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기사를 읽고 나서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었다.
깨비 : 맨 앞쪽에 들어간 시가 메인기획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어 좋았던 것 같다.
박하 : ‘섹스’라는 단어를 돌려 말하지 않고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편집위원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의 의미와 중요성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느꼈다.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담담하게 논리적으로 지적하고 풀어냈다는 점에서 문우가 매우 독창적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박하 : 최저임금과 같은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문우의 시각을 들어보고 싶다.
집사 : 송도와 국제캠퍼스를 둘러싼 사건과 논란에 대해서도 한 번쯤 다루어 주면 좋겠다. 내가 생활하는 곳의 이야기인데, 너무 모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깨비 : 내용이 너무 좋은데 홍보가 많이 안 된 것 같아서 아쉽다. 홍보만 잘 되면 독자층이 굉장히 많이 늘어날 것 같다.
박하 : 사실 문우를 정말 열심히 읽어 본 게 얼마 되지 않는다. 새내기 배움터에서 받은 거랑 이번 호가 전부다. 지금까지는 문우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몰라서 미처 읽어보지 못했는데, 조금 더 홍보가 적극적으로 되었으면 한다. 내용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문체가 솔직하고 위트 있는 느낌이라 가볍지 않은 사안을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독자모임도 청문회처럼 진행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동그랗게 앉아서 하니까 오손도손하고 좋다.
집사 : 형식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말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 편안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평등을 위해 소수자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방향성 굳건히 유지하며 앞으로도 좋은 글들 많이 써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