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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범진 작가 Apr 17. 2024

키가 작아진 이유

인생 4

키가 작아진 이유는 세상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크다고 주장해봤자 세상이 받아들여 주지 않으면 나의 키는 작은 것이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나는 태어나서 키가 작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가끔 내 키는 변하기도 한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175cm,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174cm가 된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등이 굽었으니 어쩌면 더 작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나는 키가 작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쪼그마했던 딸아이가 내게 자꾸 묻는다.  

   

“아빠는 왜 이렇게 키가 작아?”     

태어나 한 번도 공격받지 않은 키에 대한 신념이 딸아이의 느닷없는 질문에 금이 간다. 내가 당황스러운 것은 키가 작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지 않으면 나만의 세상에 갇혀 살 것이라는 어리석음의 깨달음이다.

사실 요즘 남자아이들은 중학생만 되어도 나만큼 크는 것 같다. 그러니 딸아이가 볼 때 한참 어린 학생들도 나만 하니 나보고 작다고 하는 것이다. 

가끔 우리는 험한 세상을 헤쳐 나왔다는 자부심에 우리의 믿음을 세상의 진리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믿음이 변화하는 세상에 보잘것없이 깨질까 봐 두려워 더 부여잡고 지키려고 고집 피운다. 그러나 그 믿음을 지키려 하면 할수록 꼰대가 되고 마음이 늙어버린다. 

인생은 짧아서 이왕 태어난 김에 즐겁게 살아야 한다물론 곳곳에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그래도 우리는 즐겁게 살아야 한다그렇게 하려면 우리의 믿음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고유연한 사고로 세상의 흐름과 타협할 필요가 있다쉽지 않은 일이지만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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