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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벽 Feb 24. 2024

오랜만에 주역괘를 뽑아 봤다

2024.2.23.

오랜만에 주역괘를 뽑아 봤다. 한때 정신없이 빠져들어서 한창 열심히 혼자 책을 읽으며 주역 공부를 하던 때도 있었는데, 최근엔 괘 하나 뽑아서 들여다볼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현재 나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뽑으니 본괘는 6번 송괘, 지괘는 59번 환괘, 네 번째 양효를 변효로 얻었다.


이한우의 "주역 : 상경"을 펼쳐 6번 송괘의 내용을 읽어본다. 빼곡히 여러 어려운 말이 적혀 있지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모아서 대충 정리한 후, 괘사와 효사의 내용을 음미해 본다.


굳세고 험난하여 다툼이 불가피하다. 다툼이 생기면 양쪽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다툼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끝까지 가서는 누구에게든 좋을 것이 없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잘해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작을 잘해야 끝을 잘 마칠 수 있다.


굳세서 다투려고 하지만, 대적할 자가 없어서 다툼이 생기지 않아 다툴 수가 없다. 상대와 의리상 다툴 수 없거나, 상대가 더불어 다투려고 하지 않는다. 안정되지 못하고 반듯하지 못하기에 다툼을 좋아한다. 다투려는 마음을 극복하고 바른 이치로 돌아가 안정되고 반듯해지는 것이 좋다.


나는 주역괘를 뽑으면 유독 '주변 사람'과 관련된 괘가 주로 나온다. 주변에 사람이 모여드는 것이나 그로 인한 좋은 일과 그렇지 않은 일에 대해 말하는 괘가 자주 나온다. 그럴 때면 나는 어떤 특정 사람이 아닌 세상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한다.


이번에 뽑은 주역괘에서 내가 얻은 메시지는 이렇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하다. 막상 부딪히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원하는 걸 얻어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타협하지 않고 내 의견만 고집하는 이유는 자신이 안정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고민하고 있던 것들 중 하나랑 어느 정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비즈니스에서 주인공은 고객이고, 철저하게 고객 중심에서 생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완전히 지우고 배제시키기는 어렵다.


내가 안정되고 여유가 있다면 사람들의 요구를 포용하는 게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마음의 이면에는 내 불안정하고 여유가 부족한 상황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있으니 말이다.


낮에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 비가 왔어서 그런지 하늘도 공기도 깨끗하고 햇빛은 투명하게 빛났다. 책을 반납하고 나서는 카페에 앉아 불렛저널 셋업을 하고 책을 읽고 마인드맵을 조금 그렸다. 원래 하려던 전자책 작업은 잠깐 하다 말았다. 저녁엔 제법 쌀쌀해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은 티가 났다. 봄이 되기 전까지 조금 더 차이를 만들어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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