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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벽 Mar 16. 2024

절반이 지났다

2024.3.16.

절반이 지났다. 한 달 중 가장 바쁜 시기가 끝났다. 3월의 절반은 유독 바빴다.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한 일이 많다. 어쩌면 바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 일보다 우선순위에 둔 일이 많았다고. 그 일을 하는 대신 다른 일을 했다고.


3월을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졌고, 하다 보니 더 많은 일을 했다. 기존에 하던 일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하기도 했고, 새로 시도한 일도 있다. 그 과정에서 돌이켜 보면 어처구니없는 바보 같은 실수도 하고, 미숙해서 한 번에 하지 못하고 재차 수정하는 일도 있었다.


책을 구입해 놓고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하기도 했다. 다음 주에 해야 할 일을 미리 할 수도 있지만, 이번 주말에는 무조건 그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한 달 중 처음 절반은 내가 반드시 하기로 설정한 일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앞서 일에 대해 추가적으로 하는 일이니, 딱 그만큼만 하기로 했다.


하나의 일에 매몰되지 않고 같은 것을 다르게 볼 수 있도록 잠시 시선을 떼는 일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지난 보름 동안 너무 피폐해진 것 같아서 여유를 되찾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한 일을 점검하고 하는 시간을 가지고 4월은 조금 더 다르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겠다.


더 나아지고 뛰어나게 만드는 것만이 개선은 아니다. 결과물은 비슷하더라도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같은 일을 해도 여유가 생기는 것 또한 개선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지 않도록 개선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직 크지 않다고 해도 2월과 비교해서 분명히 더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당장 결과의 절댓값이 크지 않다고 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못된 방향은 아닌 거 같다. 다만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나만의 데이터와 외부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적절히 결합해야 한다.


어떤 외부적 틀 안에서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내가 하려고만 하면 무작정 시간을 쏟아서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니 자칫하면 무리하게 되거나 비효율적인 패턴을 반복하게 되기 쉽다. 장기적인 성장보다 당장 편하게 안주할 수 있는 쪽으로 행동하기도 쉽다.

                     

피곤하고 지치면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는 과거를 반복하게 된다. 주어진 길도 정해진 길도 없기에 능동적으로 여러 가지 지식과 정보를 학습하고 시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 없이 반복하면서 숙달되어야 하는 부분과 능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부분을 잘 구분할 것 같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청소기를 돌리고 샤워를 하고 나와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를 들으면서 누웠다. 소설은 생각보다 재미없었지만 손에 꽉 쥐고 있던 걸 내려놓고 자연 상태로 있는 느낌이 좋았다. 가볍고 의미 없는 것은 어떤 순간엔 그 자체가 쓸모와 의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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