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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벽 Apr 03. 2024

올해 첫 벚꽃을 봤다

2024.4.2.

올해 첫 벚꽃을 봤다. 쭉 실내에 앉아 모니터만 보다가 밖에 나가니 그사이 햇빛이 강해졌다는 게 느껴졌다. 오래 걸으니 제법 몸에 열이 오르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생각도 못하게 벚꽃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보자마자 올해도 여느 때처럼 다시 벚꽃이 피었구나 싶었다.


매년 피고 지고 늘 보는 벚꽃인데 새삼스럽게 볼 거 있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무너졌던 코로나 때가 떠올랐다. 봄에 피는 벚꽃을 보는 게 어느 날 갑자기 당연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드니 조금 더 오래 눈여겨보게 됐다. 사진도 몇 장 더 찍게 됐다.


벌써 올해가 3달이 지나갔다. 4분의 1이 지나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상황도 변했지만 더 변한 것은 상황을 대하는 나의 감정과 생각이다. 조바심 내던 것이 줄고 조금 여유가 생기고 느긋해졌다고 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정 부분 타협하고 포기한 듯도 하다. 그 또한 내 나름의 길이고 밸런스일지도 모르겠다.


3월에는 한 가지에만 매몰되듯이 매달려 다른 것에는 소홀하기 일쑤였는데, 4월에는 조금 더 넓게 가져가려고 한다. 그게 적정선이 아닐까 해서다. 하나를 집중적으로 열심히 했기에 2월에 비해 3월은 훨씬 더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같은 방식으로 한다고 해서 다시 그만큼 차이가 생길 단계는 아닌 듯하다.


투입량에 대한 성과보다 어떤 한 가지를 파고들면서 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인한 손실이 더 커지는 지점에 있을 때 고민스럽다. 그대로 빠르게 밀어붙여서 임계점을 돌파해야 하는 순간인지, 아니면 잠시 조율이 필요한 순간인지, 가늠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럴 땐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내가 잃거나 놓치고 있는 것들도 내게는 큰 가치를 가지는 요소기 때문에 막연한 언젠가로 미뤄둘 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이 그렇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다른 영역의 활동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또 모른다. 하다 보면 다시 하나만 하고 있을지도.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새로운 스터디 카페를 갔다.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규모가 무척 작고 생각했던 느낌은 아니었지만 노트북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카페보다 나을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름 알차게 잘 이용하다 오기도 했다. 이런 작고 사소한 것 하나도 생각했던 것과 달리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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