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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벽 Nov 13. 2024

적게 버는데 행복하면 안 되는 이유

어떤 사람이 '나처럼 적게 벌어도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리니 '벌 수 있을 때 많이 벌어야 한다며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댓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부지런히 돈을 쫓지 않고, 여유롭게 충만함을 추구하는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돈 말고도 삶을 지탱하는 가치는 여러 가지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삶을 배분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넘어가지 못하고 댓글로 지적하는 이유는 뭘까. 아, 여기까지 글을 쓰다가 갑자기 챗 GPT가 뭐라고 할지 궁금해졌다.


ChatGPT 4o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가치관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돈이나 성공과 관련된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념이 강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사회적 가치관의 차이
현대 사회에서는 경제적 성공이 곧 개인의 성취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위해 더 많이 벌고, 물질적 여유를 가지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돈을 덜 벌면서도 만족스럽게 살겠다는 태도는 기존의 가치를 도전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이는 안정과 성취를 위해 돈을 좇아온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2. 불안과 비교 의식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아가며, 그 불안감을 덜기 위해 돈을 모으고 노력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돈이 꼭 많지 않아도 행복하다'라는 생각은 마치 자신의 노력이 부정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선택이 잘못된 것처럼 느끼게 될까 봐, 이를 방어하려는 심리가 지적이나 비판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
돈이 중심이 아닌 삶, 여유와 만족을 추구하는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그런 삶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그것이 정말로 가능할지조차 의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가치관이나 다른 삶의 방식을 접할 때 생기는 거부감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나, 비판이나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사회적 압력과 고정관념
“많이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는 생각은 사회 전반의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고정관념은 마치 부지런함이나 성취에 대한 지표로 여겨져 왔기에, 이를 거부하는 태도는 기존의 틀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비판하는 것은 사회적 압력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5. 다름을 인정하는 여유의 부족
사람들은 종종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를 자신의 기준에서 평가하려고 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여유와 관용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생활이 바쁘고 경쟁 속에 치열하게 살다 보면,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여유를 잃게 되기 쉽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던 기준과 다른 시각을 만났을 때, 이를 위협으로 느끼거나 자기 방어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서로 다른 방식의 삶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챗 GPT의 답변 중 2번 항목에 기술된 '마치 자신의 노력이 부정되는 듯한 느낌,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선택이 잘못된 것처럼 느끼게 될까 봐 이를 방어하려는 심리'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른 삶의 방식은 알지도 못하고 돈을 벌기 위해 힘들게 노력하고 있고 행복하지 않은데 적은 돈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거다.


사실 이건 슬픈 일이기도 하다. 저마다 삶의 모습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 만큼 자아가 약하고 여유가 없다는 의미기도 하니 말이다. 내가 원하는 삶의 가치가 뭔지 알지 못하면 물질적 가치만 쫓을 수밖에 없다. 현실의 문제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현명한 차선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물질적 가치만 충족시키면 행복해질 정도로 인간의 욕망은 얕지 않다. 이것도 저것도, 골고루 모두 다 가져야 만족하는 게 인간이다.


자기 기준이 없으면 끊임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만족이란 게 없고, 늘 외부에서 대상을 찾아 상대적 위치 밖에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삶이 자기 안에 없고 늘 밖에 동떨어져 있다. 정말 슬프고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댓글로 지적한 사람들이 걱정스럽진 않다. 저들은 타인을 공격하는 폭력성으로 감정을 해소하기라도 했으니 말이다. 속으로 삭이며 흔들리는 마음을 안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하고 충만한 삶이라고 해서 마냥 편하기만 한 삶은 아니다. 뭘 하더라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그래서 이왕 힘들거면 적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는 일이라도 하라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얕지 않다는 게 늘 문제다. 사실 사람들 앞에서 적게 벌어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쫓는 삶이 좋기만 하진 않기에, 때로는 흔들리는 자신을 다잡으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답이 없는 삶에 자기만의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은, 마치 신이 인간에게 준 형벌과도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른 생명체들은 생존과 종족 보존 정도의 목적만 안고 살아가는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죽어서 지옥에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사는 생이 지옥에서 벌을 받는 것이고, 이 생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다음 생이 결정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 또한 내가 가는 길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어 매일 흔들리며 버티고 있다. 자기 삶을 감당하는 게 쉬운 사람이 있을까. 내 삶의 무게에 힘겨워 다른 사람을 배려해 주거나 친절해 질 수는 없더라도, 그냥 넘어가주는 여유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한다. 적어도 타인의 삶에 집중하는 것보단 내 삶에 집중하는 게 조금은 나를 위한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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