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다르지만 그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두 물고기의 이야기
우리가 사는 집은 바다 같다.
창문을 열면 세상의 소리가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오고, 닫으면 다시 고요한 수면 아래로 잠긴다.
세상이 바다라면 아직도 우리는 헤엄쳐 다니며 이곳저곳을 유영하며 다닌다.
우리에겐 ‘ 그래 이곳이야! ‘는 아직 없었다.
예전에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사랑할 나이에는 사랑만 해야지. 집을 일찍 살 필요 없어.
사랑하는데 뭔들 못하겠냐.. 사랑하는데 집중하고 열정을 쏟고 살다 보면 새끼도 낳고,
집도 생기고 그러는 거야. 급할 것 없다. 둘이서 많이 사랑해라 ~’
여기서 잠깐! 조금 변해버린 세상 그리고 우리 두 물고기의 상황을 대입해서 수정해야 될 부분이 있다.
일단, 우린 딩크이고 아이가 없는 서른 후반 ~ 40대 부부이며(그래서 자식이 없다는 것.), 많이 사랑하고 산다라고 물으신다면 일을 너무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둘 다 너무 많고, 아이디어가 넘쳐서 매일 생각 공유하며 시간을 대부분 보내는 부부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우리가 너무 조용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우리는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들 속에서 일어난 이야기 그리고 집 안에서 보내고 듣고 말하고 소통한다.
포트기에 물이 끓는 소리,
햇살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
고양이 두 마리와 강아지 두 마리의 완벽한 하모니가 집 안 가득 공기만큼 채워져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겐 세상이다.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마치 오래된 서재처럼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liLy GReen 그리고 JunO, 우리는 이곳에서 세상을 유영한다.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야 자유를 느끼지만, 지금 우리가 발이 닿아 다니고 있는 작은 동네에서의 소소한 일상과 가끔씩 세상이 궁금하면 근교의 도시를 탐험하러 떠나는 나날들, 우리가 살고 있는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소인 우리 집 공간 이곳에서 머무르며 자유를 배운다. 창 밖의 나무들이 계절마다 얼굴을 바꾸고, 그 변화를 지켜보는 일은 세상 어떤 영화보다 진하다. 계절과 온도, 날씨의 변화에 따라 느껴지는 감각과 냄새들이 우리를 매일매일 정화시켜 주고 감싸줄 때 진정한 힐링 공간이 완성된 것 같다.
우리의 하루 리듬은 단순하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환기를 시키고 (새벽 숲 속향이 집안 가득 채워지길 바라며) 반려동물들과 집 앞 둘레길을 걷다 온다. 지금처럼 가을이면 향긋한 캐모마일 차를 끓여서 JunO님과 각자가 원하는 컵에 마신다. 은은하고 달달한 나무향 샌달우드 인센스 아니면 재스민(인도에서 맡은 그 자체) 향을 펴두거나 라벤더 오일을 버너에 발향시켜 놓거나 흐린 날엔 꿀초를 켜두기도 한다. 향과 차 향기가 어우러진 이 공간을 적시도록 가만히 둔다.
잠깐의 차 한 모금과 함께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노트를 준비하고 오전 일정 정리와 회의 시간을 가진다. 낮엔 낮잠을 자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한다. 저녁이 되면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지 않는다. 소중한 시간에 각자 할 일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산책을 하거나 오렌지 빛 전등 아래에서 오늘의 생각을 말로, 혹은 글로 옮기기도 한다.
우리의 공간이 주는 속삭임은,
‘ 오늘은 어떤 감각으로 살고 있나요? ‘
그래서 우리는 매일 작은 실험을 시도한다. 적어도 음식 자체를 엄청 즐겨하진 않지만 주말엔 새로운 음식을 시도해 보고, 낯선 향들이나 향신료를 접해보기도 하며 우리만의 향기를 블렌딩 하고 여러 가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과정들, 이러한 시도들 속에서 기뻐하고 마음의 균형을 찾아간다. 세상이 빠르게 돌아갈수록 우리의 움직임은 더 느려진다. 그러나 느림 속에는 집중이 있고, 집중 속에는 삶의 결이 있다.
‘조용한 밤, 우리의 바다는 집 안에 있었다.’
우리는 세상을 떠돌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를 찾아온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책의 문장 속에서, 향기 속에서, 하루의 빛과 그림자 속에서.
때로는 다른 도시로 떠나 전시를 보거나, 공연을 보고, 사람들의 움직임, 속도와 색을 보며 배울 때도 있지만 결국 다시 돌아와 앉는 곳은 이 집이다.
이곳은 우리의 바다, 그리고 세상을 품은 수면 아래의 안식처 같은 곳이다.
‘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물고기, 그렇지만 서로를 비추며 유영한다. ‘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달라.’ 드라마 속 대사 같은 관계이다. 그럼에도 함께 10년을 보냈다는 건 뭘까?
나는 다름을 쓰고 싶었다. 다름이야 말로 얼마나 우리를 성장하게 하며 지루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지에 관해서이다. 함께 있을 때 더 성장하는 관계 = 다름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한쪽이 멈추면 다른 한쪽이 그를 밀어주는 삶.
그건 단순한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 같은 물속에서 숨을 나누는 연대이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되,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모든 생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 ‘ 아름다운 물고기 ‘
아름다운 물고기의 하루는 집 안의 느림, 감각, 그리고 두 물고기의 서로 다른 대화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배우는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위로의 물결로 닿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