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벨찬 Nov 07. 2024

가을을 지나며

조그만 손으로 열심히 모아둔 낙엽이 순간의 바람에 뿔뿔이 흩어져 사라진다.

뒹구는 낙엽을 주우러 멀리까지 걸어가는 아기의 뒷모습이 제법 많이 자라 보인다.

거기까지만 가길 바랄 쯤에 아기는 뒤를 돌아 본다. 아빠가 아직 거기 있는지 확인하듯이.

아기는 조금씩 먼 곳으로 스스로 걸어갈 테고 뒤를 돌아보는 일은 점점 줄어들겠지.

아기를 향해 걷는데, 발걸음에 낙엽이 바스락거린다. 좋아하는 가을 소리다.

서서히 바람이 쌀쌀해지고 있다. 시간이 조금만 천천히 흐르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안 돼'라는 말에 담긴 사랑의 뜻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