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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국의 할배 Oct 20. 2024

미국이민에서 느끼는 것들(고용과 해고)

코로나19가 지나가자 IT 기술 분야와 유통 부분에서 많은 정리 해고가 있었다. 미국은 우리나라 보다 노동 시장이 유연해서 해고가 비교적 자유롭고 재 취업도 한국보다는 쉬운 편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부서를 없애거나 적자가 나서 유지하기 힘들 때는 바로 해고(Laid off)를 통해서 경비를 절감했다가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고용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량 해고도 많고 재취업도 그만큼 쉽다. 


미국에서는 해고의 의미를 Fired와 Laid off 두 가지로 구분하여 사용하는데, Fired 경우는 노동자가 회사에서 잘못하여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할 때 사용한다. 이렇게 해고되면 실업급여를 받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있거나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못 받을 수도 있고 재 취업에도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Laid off는 나의 잘못이 아닌 회사의 문제로 해고를 당하는 경우인데, 예를 들어 회사가 적자가 났거나 부서를 없애거나 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이렇게 Laid off 되면 실업급여를 받는데 문제가 없으며 재 취업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경력이 추가되어 지금까지 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취업이 되기도 한다.

이에 반해서 회사가 인력이 필요할 때는 회사에서 직접 고용을 하거나 인력회사를 통하여 채용을 하는데 요즘에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인력 회사를 통하여 채용을 하는 편이다. 인력회사를 통하여 채용을 하면 직접적으로 해고하지 않고 인력회사에 더 이상 인력이 필요 없다고 통보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인력 관리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인력회사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고용 계약을 한 후에 필요한 회사들에게 인력을 파견하고 시간당 그 사람의 임급에서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떼어가기 때문에 고용한 회사에서는 특별히 손해를 보지 않는다. 보통 인력회사를 통해 취업을 했을 때는 업무 포지션에 따라 시간당 일정 액수를 인력회사에서 수수료를 떼고 입금이 된다.

인력회사를 통해 취업을 하는 경우에는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는 있지만 회사에 직접 고용이 되었을 때보다 베네핏(복지혜택)과 임금이 적기 때문에 인력회사를 통해 경력을 쌓은 후 회사에 직접 지원하여 취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와 다르게 우리나라는 해고도 쉽지 않고 해고되면 마치 문제가 있어서 해고된 것처럼 생각하여 재 취업도 쉽지가 않았다. 해고가 유연하지 못하니 만약 누군가가 해고되었다면 당사자가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해고를 당했다고 생각하기 쉬워서 해고된 사람은 그만큼 재취업이 어렵다. 대개 회사는 오래 일을 할 사람을 원하는데 한 곳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자주 옮겨 다닌 사람이나 해고된 사람은 또다시 옮길 것이라 생각하여 직원으로 선 듯 채용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나라에서 재취업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나이나 직급에 따른 서열 문화가 여전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서열 문화가 우리가 자랑하는 전통문화 중의 일부이지만 직장에서 나이를 어느 정도 먹어서 해고를 당하거나 그만두면 경력이 아무리 좋아도 재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후배 사원을 두는 것도, 나보다 나이가 어린 상사를 두는 것도 꺼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년이 지나서 해고가 되거나 그만두게 되면 자영업을 하거나 해외로 취직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00세 시대라 할 만큼 수명이 길어졌어도 퇴직을 하면 경력과 체력이 되어도 다시 직업을 갖는 것이 어려워 등산이나 취미 생활로 노후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랫동안 쌓아온 경력을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해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도 해고와 고용이 조금 더 유연해져야 기업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세계의 기업과 경쟁을 할 수 있고 노동자도 늦은 나이에도 아무렇지 않게 재 취업을 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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