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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수 Feb 08. 2024

한국에 왜 왔어요?

한국에 몰려드는 외국인들, 그와 대비되는 한국의 인구 절벽 사태

세계화, 다문화. 두 단어의 공통점은 국경 너머의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성실한 준법과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이민 문턱은 턱없이 높다. 외국인 유입이 한국 인구 감소의 대안으로써 대두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현실이다. 한국의 인구절벽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제시된 해결책의 실효성은 현저히 낮다. 최근에는 대다수의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이른바 ‘인구분포 불균형’의 문제 또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유출이 심화되면서 농촌 지역이 소멸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인구 절감 상황에 대비하여 외국인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3년 자교 국제교육원 멘토링 봉사활동에서 멘토로서 활동하며 외국인 유학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어 본 결과, "왜 한국에 왔어요?" 혹은 "한국어를 왜 배우기 시작했어요?"라고 물으면, 정말 한 분도 빠짐없이 드라마 혹은 K-POP 등의 '문화'를 좋아해서 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의 미래에 ‘한국 이민’ 혹은 ‘한국 정착’이라는 선택지는 없었다. 그들은 한국 생활에 있어서 내국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제공받는 온라인 행정서비스, 주거서비스, 특히 노동 시장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물론 영주권이 시민권 및 투표권과 직결된 문제이니 만큼 민감하고 세밀하게 다루어져야 하나, 한국의 영주권은 ‘고소득’과 ‘학위’ 등 무리한 조건을 내세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한국의 폐쇄적인 민족주의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 혹은 한민족이라는 개념이 강한 한국적 문화로 인해 한국 사람에게 있어 우리 외집단, 즉 외국의 문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거리낌을 지니고 있는 행태를 보인다. 그러나 한국이 글로벌 지구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내 정책에서부터 문화적 포용력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제도는 사회적 분위기와 여론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영향을 주기도 하는 상호관계성을 지닌다. 그러나 동시에 변화는 불안감과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불편의 감정 가운데에 서서, 발생가능성이 존재하는 여러 법적 문제를 조정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슴속에 품게 되었다.


막연하고도 어쩌면 당연스럽게 법조인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대외활동으로 시작하게 된 문화공공외교대사 활동과, 여러 차례의 외국인 멘토링을 통해 상이한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쌓을 수 있었다. 또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함께 문제점을 논의하는 것이 흥미로웠고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혼 사건전문 최유나 변호사는 한 방송에 나와 본인의 직업에 대해 ‘다른 사람 인생에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어쩌면 하나의 특권’이라며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타인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어려움을 가슴깊이 이해하고, 또 적극적으로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주는 직무를 수행하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나의 적성과 잘 맞는다고 판단되었다. 그렇기에 나 또한 각 개인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복지’ 차원의 도움을 넘어 기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법’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장기체류외국인, 이른바 ‘대한외국인’이 200만 명을 돌파했다. 다시 말해 한국이 외국인의 장기 거주 및 유치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는 필요성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사회 속에서 겪는 어려움은 분명 존재한다. 단지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미국에 외국인으로서 지내고 있는 현재, 그 불편함을 절실히 느낀다. 아파도 병원에 쉽게 찾아갈 수 없고, 어떠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몸을 사리며 웅크리게 된다. 최근에 요리를 하다 경미한 화상을 입게 되었는데, 내 몸에 대한 걱정보다 물집이 생기면 골치 아파지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아픈 것에 부담을 느낀다.


그렇게 감추어져 있는 문제점을 조명하고, 또 우리가 들여다 봄으로써 실체적 문제를 인식할 수 있다. 그 해결을 위한 논의와 담론은 다음 단계인 것이다. 이것이 나의 목표이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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