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테이프

by 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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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싱크대며 욕실의 물이 나오는 입구에다 테이프를 붙여놓았다. 배수구에 문제가 생겨 주차장에 싱크홀이 두 개나 생겼고, 공사하느라 물을 쓰면 안 된다는 공지가 떠서였다. 그저 수도만 틀지 않으면 될 텐데 엄마는 단 한 방울의 물도 흘러 보내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마냥 굳이 테이프를 붙였다. 호르몬이 휘몰아쳤을 때면 굳이 붙여놓은 테이프에 괜스레 심통이 났을 텐데. 일을 여유롭게 마쳐 너그러워진 마음으로 세면대를 보니, 공동체를 향한 마음이 늘 최선인 엄마의 흔적이 귀여워지는 것이다. 다함께 이로워지는 일은 함께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마음과 동시에 떠오르는 남에게 절대로 헛보이지 않겠다는 의지, 책잡히지 않으면서도 훗날 무언가 잘못됐다는 말이 있어도 주눅들지 않겠다는 그 의지가 괜히 공감이 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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