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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에 빠져버렸으면 하는 사랑

2025. 8. 23. 하루일글

by 강민경

‘사랑은 뭘까?’

이 진부한 질문 앞에서 간단하게 답할 자가 있을까. 진부한 질문에 정확한 답을 곧바로 낼 사람이라면, 그는 거짓말쟁이다.


사랑에 빠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이라는 관념 곁에서 길을 걷는다. 불투명한 막에 싸여있는 사랑을 들여다보며 궁금해하고, 자신 있게 빠져들 수 있으리라 자만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불투명 속에 들어있는 더 불투명한 미래와 명확한 감정의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한다. 사랑에 빠지지 않아 자만했던 자신을 그리워하며 잠식해만 간다. 발버둥 쳐도 올라오지 못하는 물속에서 ‘발버둥 치지 않고 받아들여야 편하다‘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일상을 뒤덮는 파도 앞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다.

어떤 일을 무한히 상상하고, 그 상상의 산물에 괴로워하는 것이 사랑이다.

순간의 설렘을 위해 모든 시간을 쓸 수 있는 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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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empathy' '마음을 다하였다' '서른결의 언어' '언제 무너져 버릴지 몰라' '소란스러운 하루' '헤엄과 리듬' 작가이자 제작자, 콘텐츠 기획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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