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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일글

면역력이 떨어질 때면

2025년 9월 16일 하루일글

by 강민경


계절이 바뀔 때 앓는 일이 많다. 면역력이 좋지 않을 때 환절기까지 겹치면 감기에 알레르기에 비염까지 몰려든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목구멍이 칼칼해지고 코가 막히고 눈머리가 간지럽다. 특히 감기로 몸이 축 무거워져 책상 앞에 앉아 있기도 버겁다. 여름이 떠나면서, 미처 가지고 가지 못하는 이삿짐을 모두 나에게 얹어놓은 것마냥 몸이 무겁다. 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눕는다. 누우니 중력의 무게에 눈꺼풀도 이기지 못하고 감긴다. 몸도 차근히 아래로 꺼져간다.


무거운 중력이 점점 가벼워지고, 눈 뜬 나는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시계를 본다. 꽤 많이 흘렀을 것 같지만 겨우 30분 정도만 지나있다. 눈 뜨고 30분은 쏜살같은데, 무거워진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보낸 30분은 무거워서 길게 느껴진다. 묵직하면 그만큼 가라앉으니까, 가라앉은 만큼 시간의 폭이 꺼져 부피가 커지니까. 커진 부피만큼 시간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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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empathy' '마음을 다하였다' '서른결의 언어' '언제 무너져 버릴지 몰라' '소란스러운 하루' '헤엄과 리듬' 작가이자 제작자, 콘텐츠 기획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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