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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바람 Aug 11. 2024

Christo Ridento feat. BTS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멋진 노을이었다. 리오데자네이루에서 날 처음 반겨준 것은.


내가 리오데자네이루를 떠올릴 때면, 코파카바나 해변의 노을이 떠오른다.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와 구세주 그리스도상과 함께.


남미에 두번째 방문은 우유니 투어를 할 때 알게 된, 브라질 커플의 초대로 이루어졌다.

감사하다. 덕분에 나는 두번째 남미를 여행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게다가 현지인의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여행지역: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여행기간: 2017년 7월 10일 ~ 12일


남미 구글 맵. 브라질은 엄청 큰 나라다.



브라질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이다. 우리도 알만한 큰 대도시도 2군데가 있다. 상파울루와 리오데자네이루, 두 곳 모두 인구 천만명이 넘는 대도시이다.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언젠가부터 대도시보다는 소규모의 타운 정도의 곳을 여행하는 걸 선호하기 시작했다. 뉴욕이나 바르셀로나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면 내게는 어느순간부터 빌딩 숲 같은, 비슷비슷한 느낌의 도심 느낌이었다. 물론 각 대도시의 특색을 내가 알아보지 못해서였겠지만.


아무튼 소규모 타운에 길 바깥으로도 테이블이 깔려있는 식당에서 친구와 함께 와인 한잔을 하며 보내는 시간을 어느샌가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어쩌면 여행이 내게 시들해 진 이유는 그러한 순간을 함께 할 친구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외롭다. 나만 외로운건지 이따금 궁금해진다.


리오는 아닌, 소규모 타운의 노천 식당들. 식민지였다고 했던거 같다. 바닥의 돌과 알록달록한 1층짜리 건물이 특색인 소규모 타운이었다. 결혼식을 하게 되면 서로 초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이 안되었다.




아무튼 위의 사진 속 커플과 헤어지고 리오를 여행했었던거 같다. 그래서였을까. 엄청 외로웠던 기억이 난다. 인구가 천만명이 넘는 대도시에 왠지 나홀로 남겨진 기분이었달까. 게다가 여행자들이 의외로 많지 않았다. 그 여행자들 또한 브라질 국내 여행중인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포르투갈 어로 자기들끼리 대화를 했다. 더 외로워졌다.



내가 처음 잡은 숙소는 코바카바나 해변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았었다. 그리고 깨닫게 된 점은 일본식당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일본 스시집이 하나 있었는데 엄청 팬시해 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브라질에는 일본 이민자가 많았고 그래서 일본계 혼혈이 브라질 인구 전체 3% 넘게 차지하고 있으며, 그래서였을까, 다양한 인종 구성을 바탕으로 인종에 대한 차별 아니면 편견이 없었다. 적어도 내가 겪은 느낌으로는. 그래서 BTS의 열풍도 남미에서 시작되어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잠깐 해 보았다. 아무튼 나는 그때 '상남자'라는 노래를 좋아했지만, '상남자' 노래가 BTS 노래라는 사실 조차 제대로 몰랐던 2017년의 나였다.


빵산(슈거로프산)과 코바카바나 해변의 도로.



홀로 이 도로를 몇번이나 왕복했던거 같다. 심심하기도 했고 외롭기도 했다. 할게 딱히 없다는 느낌이었다. 친구들과 렌소이스 국립공원을 다녀오고 나서 혼자 있으니 더 그랬던거 같다. 심지어 한국인 여행자도, 브라질이 아닌 다른 나라 여행자도 나는 이때 만나지 못했다. 아무튼, 나의 여행 계획은 리오에서 유명한 구원의 예수상(Christo Ridento)과 보사노바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로 유명한 이파네마의 해변을 들러보는 것, 그리고 리오의 전경을 볼 수 있는 ??? 곳에 올라 전경 사진을 찍는 것, 이름을 들으면 알 수 없지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셀라론 계단(칠레의 한 예술가가 1990년부터 2013년 사망할 때 까지 타일을 붙여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파벨라 지역을 투어(?)하는 것이었다.



https://youtu.be/v5DZ5clg-bg


https://youtu.be/AVbDYbNE3fw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검색하다 찾게 된 영상. 낭만적인거 같아 올렸다.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리오의 상징은 구원의 예수상, 거대 예수상인 Christo Ridento라 할 수 있다. 내게도 그랬다. 이곳은 꼭 들러야 할 명소중의 명소였다.


리오에 도착하고 현지인들에게 들어보니, 대개의 경우는 구름 때문에 실제로 보기는 쉽지가 않다고 했다. 리오 시내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곳에 세워져 있지만, 구름이 흘러가는 길목에 늘 서 있다고 했다.


날씨 요정이 필요한 순간이다.


입장권을 미리 예약해야 했던거 같다. 날짜는 정해졌다.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다. 전날 나는 구름에 가려 거대예수상을 볼 수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하지만 오래되어 확실치 않다). 하지만 믿었다. 나는 날씨요정이니까.


날이 밝았다. 예약시간이 다가왔다.


구름은 걷히고 날이 좋았다. 더할나위 없이 날이 좋았다.


구원의 그리스도 상이 서 있는 산에 올라가면 뒷모습이 먼저 우리를 반겨준다.

날이 맑다못해 쨍했다. 감사하다.




Christo Ridento로 검색해야 찾아갈 수 있다. 뒷모습부터 눈에 들어온다.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Christo Ridento 앞모습. 실제로 봤을 때 나는 가슴이 벅찼다.




흡연자인 나는 금연구역에 오랜 시간 있지 않는다. 그런 내가 금연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물었던 곳 중 하나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소 중 하나다. 마치 숲속에서 성당 한 가운데 성스러운 햇빛이 그곳을 밝혀주는 느낌이다. 담배 없이 몇시간이고 그냥 성당 바닥에 누워있고 싶었다. 그리고 이곳이었다. 이곳도 되도록이면 오래있고 싶었다.


같은 풍경인데도 질리지 않고 몇시간이고 보게 되는 힘이 있었다.


다양한 각도로 사진도 찍어보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쳐다도 보고, 바닥에 핸드폰을 놓고 내가 이곳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사진도 찍었다. 햇볕이 세고 날이 좀 더웠다. 그래서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기분이 안좋아선 절대 아니었다.



셀프사진 w/ Christo Ridento





사진을 보며 깨달은건 이때 나는 머리가 참 길었구나. 그리고 레터링이 이때도 있었구나. 내 기억에 2016년에 새긴 것 같으니 그렇겠네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날씨요정의 행운이 깃들어 지구 반대편에 리오를 방문했을 때 구원의 예수상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도드려본다.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며 생각했던 점과 소재중 아직 다 쓰지 못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리오는 위험한 도시, 살인이 많이 발생하는 도시지만 현지인들은 자신들은 위험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2. BTS는 이때도 엄청난 인기였다. 그래서 내게 사진 요청도 들어왔다.

3. 나의 브런치 프로필 사진은 리오에서 찍은 사진이다.

4. 빈민가 파벨라 지역은 위험해 투어가 별도로 있다. 권총, 소총을 볼 수 있었다. 누군가는 모형이라고 했다.

5. 매주 글을 발행해야겠다. 짧게라도.




글을 쓰려다보면 지레 멈추게 된다. 좋은 글을 쓰고 싶으니까. 그래서였을까 점점 글쓰기가 쉽지 않았던거 같다. 앞으로는 매주 쓰려고 캘린더에도 적어놓았다. 조금씩이라도 매주 써야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쓸 때 도움이 될 거 같은 책 세권도 이 글에 남겨 두기로 했다.


1.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김종원 작가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689637


2.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123668


3. 매일 아침 써 봤니. - 김민식 PD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08616



아직 첫번째 책만 읽고 있는 중이지만, 두번째 책은 독서모임에서 알게 된 분께 추천을 받았고,

세번째 책은 제목만 봐도 글을 써야겠다는 동기가 부여되는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부족한 여행기를 읽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셨길,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길 바래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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