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바람 Nov 03. 2024

양귀자의 "모순"

feat. 가족과 결혼, 그리고 비극적인 사건과 선택 

스포있음.


나는 원래 문학소설을 잘 읽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잘 읽지 않는다.


문학소설을 잘 읽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우울해져서이다.


나의 편견은 이러하다.


문학 소설 속 주인공들중 평범하거나 오히려 아주 행복한 주인공들이 나와 별 문제없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고 했다면 그건 소설이 될 수 없었을테니까.


되려, 아주 비극적이거나, 극단적이거나해야 소설 깜냥이 될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북클럽 활동에서 이 책이 선정되어서였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 발제를 염두에 두고 읽게 되었다.





책 제목 : 모순

지은이 : 양귀자

첫 출판년도: 1998년

구성: 소단락 17개, 307페이지

줄거리: 일란성 쌍둥이 어머니와 이모, 그리고 결혼으로 나뉜 첨예하게 나뉜 삶의 궤적, 그리고 주인공이 만나고 있는 두 남성과 이모부와 아버지와의 오버랩. 그리고 누구와 결혼할지 치열한 고민.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632467






이 소설은 주인공의 각성과 함께 시작된다. 사실 이부분 덕분에 쉽게 소설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렇게 살아선 안돼 그리고 온힘을 다해 살아야겠다 다짐과 함께 시작된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심지어 불현듯, 잠에서 깨면서 부르짖는 주인공의 다짐이었다.


내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기에, 궁금해졌다. 주인공은 어떻게 온 힘을 다해, 온 생애를 다 걸어 자신의 인생을 구원할 것인가.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는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는 확실치 않은 나의 상황에 대입하며 빠져들었다.


이 장면 이후, 주인공의 어린 시절, 주인공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들, 구두를 사기위해 공장에 가 일을 하기위한 가출 이야기부터 시작해 이모(어머니와 10분 차이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동생에 관한 에피소드들로 주인공들을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려준다.


그리고 주인공을 둘러싼 두 명의 남자가 나온다. 그 두 남자는 주인공에겐 극명히 대비되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두 남자는 각각 이모부와 아버지로 표상된다. 여기서 주인공의 고민은 시작된다.


도입부에선, 둘 모두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을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선택지이며, 그래서 누구 하나에게 더 다가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주말에 두 사람으로부터 누구한테 먼저 전화가 걸려올까 기다리며 선택을 운명에 맡기기도 한다.


데이트가 진행되고 소설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나쁜 남자, 김장우에게 더 끌리고 있음을, 그와 사랑에 빠졌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후 발생하는 두번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은 처음 결심과는 반대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소설은 10분 차이로 태어난 어머니와 이모, 그리고 모든게 같았던 유년시절, 하지만 결혼으로 완전히 달라진 삶의 궤적들에 대해, 선명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켜켜이 하나씩 쌓이며, 주인공이 두 남자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그리고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지, 그리고 선택을 하게 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내게는 소단락 사이에 있는 간지에 쓰여있는 글귀들이 무척이나 좋았다.


해당 단락에서 주인공의 심정이 담겨있는 부분이기도 하면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미리 예측하게 하면서도, 꼭 소설의 맥락과 일치하게 생각하지 않게 한번 더 생각하며 곱씹게 되는 그런 문장들이었다.


아무튼 내게는 피하고 있었던 질문, 가족과 결혼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한번 하게되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끄적였던 글들에 대한 사진을 올리면서 마무리해 보고자 한다.








안녕.


끝. 

매거진의 이전글 통계학의 역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