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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소리 Nov 17. 2024

할 수 없는 것.

사람이 하늘로 돌아간 사람을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한다는 건 참 안타깝고 힘든 일이다.

하늘에 가서 별이 된 후배의 아이들이 크고 있다. 살아있었으면 자주 보고 좋은 것을 같이보고 같이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했을 텐데, 하늘로 돌아간 그의 아이들을 잘 볼 수가 없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사진이라도 보게 되면 아이들이 많이 커서 점점 변해가는 것 같다. 어릴 때의 모습으로 기억되어 있어서 그들의 성장을 쫓아 가기에 내 기억은 어릴 때로 머물러 있다.


해줄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이 없었다. 부부가 같이 친했기에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있는 우리 아들이 내심 부러울 테고 남편을 떠나보낸 그의 아내도 마찬가지로 보고 싶지 않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잘해줄 수도 무심히 내칠 수도 없다.


단지 함께 보냈던 시간이 뼈아픈 추억이 되어 다시 할 수 없음을 아쉬워하고 추억하며 그를 그리워할 뿐이다.

우리 부부가 대신할 수 있는 건 없다. 아이들끼리 잦은 연락을 했으나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듯 자주 보지 못한 뒤로 아이들의 연락도 뜸해졌다. 그렇게 아빠가 없는 삶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았다.

자상했던 아빠가 갑자기 없어진 아이들의 삶은 어떨까?. 아빠를 많이 그리워하고 보고 싶은데 말은 못 하고 가슴으로만 생각하는 시간들을 보낼까?.

그가 떠난 지 1년이 되지 않았는데 시간은 많이 지난 것 같다. 우리 가족들한테도 추억이 되었고 더 이상의 기억들은 그를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하는 시간들만 늘어났다.


목을 매고 삶을 버릴 때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응급실에 누워있던 그의 얼굴에는 눈물과 목에 상처뿐이었다.

왜 그런 슬픈 선택을 했을까?. 그렇게 가고 나서 그는 마음이 편해졌겠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은 고통만 가득 남았다.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나와 아들 그리고 나의 아내도 그를 생각하고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는데 가족들은 어떨까?. 그의 아버지도 자신을 탓하면 죄책감에 시달리면 살고 계신다.


삶을 내려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을까?. 요새 나는 주변에 우울증이나 힘듦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꼭 전문가를 찾아가고 원하는 걸 다 들어주고 그들의 고통이 무언지 꼭 공감을 해줄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사람을 잃고 트라우마가 돼서 꼭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경험을 이야기해 준다.


나는 그가 죽기 전에 충분한 시그널을 받았다. 그리고 많은 노력을 했고 그가 죽기 전 전화통화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었다. 그러고 나서도 계속 취미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공감했는데, 그가 마지막 선택을 하기까지에는 한 달 정도만 내가 잘해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그가 하늘에 별이 되었다.

힘든 일이다. 사람을 보낸다는 게...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을 기억한다는 게 참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들과 같이 공유했던 장소, 냄새, 음식, 노래, 어떤 거 하나하나 다 생각이 나게 한다. 좋은 기억들보다는 잘해주지 못한 기억, 마지막까지 잡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만이 가득 남아있다.

그냥 슬프다. 할 수 있는 게 없기에 더욱 많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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