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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한다면 추억이 지워질까

by 써니소리

잘 지내고 있니?

그곳에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

너의 아이들 생각도 많이 하고 주변에 좋았던 사람들 생각도 많이 하고 지내지?


이렇게 간절하게 보고 싶어 하면, 어디 보낼 수 없지만 글이라도 써서 마음 담아 보내본다면 너한테 닿을까?


아이들이 네가 못 보던 사이에 많이 컸다.

어색해졌고, 내가 봤던 어린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 시간에서 멈췄다.


어때? 네가 선택한 어려운 결정에 후회 없이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니?


시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다.

아이들은 크고 변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 추억과 기억으로 잊히는 듯한 느낌이지만, 여전히 그립다.


힘들다고 말할 때 한번 더 잡아줬더라면 지금 소소하고 행복한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었을까?.


가끔은 내가 소원하는 게 생겼을 때 하늘에 있는 너한테 부탁하는 기도도 해봤어. 혹시나 네가 듣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서 도와줄 수 있을까 하고. 참 이기적이지.

너는 모든 걸 내려놓고 하늘에 갔는데 나는 그리워한답시고 내 소원에 대한 바람을 너한테 부탁하고 있으니 말이야.


간절히 원하면 한 번 다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간절히 원해서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기억이 지워질 수 있을까?


차라리 같이 보내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마음이 덜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 안타깝고 안쓰럽고.


그래서 간절히 원하고 기도해서 같이 보냈던 기억들을 지웠으면 좋겠어.

그러면 앞으로의 안타까움도 걱정도 추억도 없으니까. 간절하게 원해서 한번 볼 수 있다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고 더 할 수 없는 헤어짐에 더 슬플 것 같았거든.


많이 서운할 수 있겠다. 그래도 언제나 그리워하고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은 한결같네.


한 번쯤은 같이 생각해 줘. 좋은 시절 좋은 날 같이 보낸 청춘을 추억하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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