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요정 노선경’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종종 봤었다. 유쾌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이 좋아서 가끔 퇴근길에 틀어놓곤 했는데, 알고 보니 이 채널의 유튜버와 『행복은 능동적』의 작가 노연경 님이 쌍둥이 자매였다.
종종 영상에 등장하던 가족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작가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어느 날 내 알고리즘에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자주 뜨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피드를 구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 출간하신 것도 알게 됐다.
나와 같은 20대,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걸 좋아하면서도 또래들과 다르지 않게 노는 걸 즐기는 사람. 그래서 더 궁금했다. 이런 사람은 어떤 글을 쓸까?
스레드에서는 인상 깊은 문장을 최대 세 개까지만 공유하자고 스스로 정했지만, 사실 매번 그 세 개를 고르는 게 너무 어렵다. 이번에도 그랬다. 딱 한 문장만 뽑으려니, 한참을 고민했다.
남들은 어떤 것을 월등히 잘하고 좋아하는데, 나는 여러 분야를 맛보기 하듯 발을 넣었다 뺄 뿐 금방 질려서는 ‘나 이거 좋아해! 미친 듯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게 없었다. 무언가 특출난 단 한 가지를 찾아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내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무언인가 될 생각을 하니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없어진 것이다. 꼭 무엇인가 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이미 ‘나’ 자체로 다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문장은 내 소개글 같았다. 나는 늘 뭔가를 배우고, 금방 질려서 그만두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특출난 하나”를 찾아 헤맸다.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함이 항상 있었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생각했다.
좋아하는 걸 하면서 무언가 ‘되려는’ 생각을 하니까 정작 그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없었던 건 아닐까? 나는 그동안 뭘 좋아하든 ‘이걸로 뭘 해야 하지?’를 먼저 떠올렸다.
이 자격증을 따면 좋을까, 이건 경력에 도움이 될까. 그런데 그런 계산 없이도 꾸준히 해온 게 딱 두 가지 있었다. 글쓰기와 독서. 그건 이력서나 점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는데도 계속하고 있었다.
좋아서 시작한 게 아니라 그냥 하다 보니 좋아졌고, 좋아하게 되니까 더 깊이 알고 싶어졌고, 그러다 보니 즐겁게 이어지고 있었다.
“좋아하는 걸 하면서 무언가 될 필요는 없다. 이미 나 자체로 완성이다.”
예전엔 솔직히 ‘작가가 될 것도 아닌데 글을 왜 써야 하지?’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좋아하는 걸 찾았고, 그걸 꾸준히 이어가는 내 삶이 안정감 있고, 그래서 좋다. 나는 그냥 계속 쓰고, 읽기로 했다!
그게 지금의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조급하고, 현실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좋아하는 걸 아직 찾지 못했거나,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도 될까 망설이는 사람에게. 읽고 나면 “아 몰라, 그냥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 거다.
실패해도 괜찮고, 돌아가도 괜찮다는 마음이 생긴다. 삶을 바꾸는 건 사실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작은 날개짓’일지도 모른다.
“행복은 능동적이다.”
결국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미친 짓이 하고 싶어질 때는 그런 생각을 한다.
그래, 나이 더 먹고 하느니 지금 하는 게 낫지.”
– 『행복은 능동적』, 노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