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하는 말이지만, 올해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좀 더 멋지게 표현하고 싶은데, 이제는 멋지게 표현할 말도 별로 없는 거 같다. 어제 같았던 새해가 끝나간다.
온갖 이상한 일이 가득한 한 해였지만, 생각해 보면 코로나는 이보다 더 이상했고,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매년 이상한 일은 가득했고, 슬픈 일도, 참담한 일도, 끔찍한 일도, 또 기쁜 일도, 행복한 일도 많은 한 해였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는 혼자 365바퀴를 돌았고, 달은 지구를 13.37바퀴만큼 돌았다. 그동안 나는 사랑을 했고, 즐거워했고, 슬퍼했고, 화를 냈고, 울고, 웃고, 안고, 안겼다. 그리고, 결국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낸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출근길 기차에서 맞은편에 젊은 남자가 앉는다. 투박하게 포장한 선물을 옆자리에 올려놓고 설레는 웃음을 짓는다. 오늘 있을 일들을 정리하듯, 웃다가, 핸드폰을 보다가, 선물을 쳐다보며 포장을 고쳐본다. 하지만 포장지를 만질수록 포장은 점점 더 이상해진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청년은 다시 혼자생각에 빠져 웃고 있다.
연말이 되었다고, 바뀌거나 마무리되는 것은 없다.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삶은 계속되고, 아이들은 계속해서 말썽을 피울 거고, 스캇은 계속해서 식탁 위 음식에 입을 갖다 델 거지만, 오늘만큼은 연말느낌으로 마이클 부블레 노래를 들으며 출근한다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
Everywhere you go
Take a look at the five and ten, it's glistening once again
With candy canes and silver lanes that g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