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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에 끝이 있을까?

by 스캇아빠 Nov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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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은 대체로 단순하다. 퀘스트를 완료하거나 보스를 해결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더 나은무기나 방어구, 또는 능력치가 주어진다. 그러면 당분간은 그 무기 또는 능력치로 쉽게 다음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곧, 새로운 퀘스트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좀 더 빠른 손놀림이나, 현금으로 좋은 무기를 구입해서 해당 퀘스트를 해결한다. 그리고 또 무기나 능력치를 얻고, 당분간 쉬어지고, 또다시 퀘스트는 어려워지고, 능력치 얻고, 퀘스트 끝내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대체로 거의 모든 모바일 게임이 이런 식이다.


문득 내가 사는 세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렸을 때는 연봉얼마가 기준이었다. 그리고 그 연봉을 받고 나서도, 곧 어느 대기업은 대졸 입사 초봉이 얼마라는데, 그 정도는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했고, 또 그 정도 받게 되었을 때는, 몇 년 차 경력직은 평균이 얼마라는데 하고, 곧,  실리콘밸리 애들 연봉은 얼마라는데, 외국에서 산다는 이유로 이렇게 차별을 받나 생각하게 되고, 막상 외국에서 돈을 벌다 보니, 어느 회사는 집 주고 차도 주고 한다는데 하고, 또, 누구는 겨울마다 플로리다로 간다는데 하고, 말이다.


뜬금없이 유용한 상식 하나, 화장실 변기에서 물이 내려가는 동작은 전기가 필요 없다. 심지어, 물통도 필요 없다. 물이 변기 안에 특정 이상 차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원리로, 바가지로 또는 손으로 물을 한 줌, 한 줌 옮겨 부어도, 어느 이상 물이 차면 갑자기 시원하게 내려간다. 이 효과를 사이펀효과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으로 화장실 변기가 이를 이용한 거고, 우리나라에는 이를 이용한 계영배라는 술잔이 있다. 그리고 그 술잔이 외국에 전파된 건지, 아니면 외국에서 들어온 건지,  각자 알아서 발명한 건지 몰라도, 외국에도 그 술잔이 있고, 이름은 Greedy Cup (욕심쟁이의 잔)이다.


끊임없이 레벨 업하고 다시 어려워지고 레벨 업하면서 이어지는 게임과, 특정이상 차면 모두 사라져 버리는 술잔이 있다. 어느 것이 실제 내 생활에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뤄야 할 목표를 매번 올려 잡으면서,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이 과연 맞는 걸까? 아니면 예전 중환자실에 누워서, 제발 걷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지금도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라며 만족해야 할까?


그렇게 이 생각 저 생각하면서, 오늘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기간을 지낸다.

플레이스테이션 5, 로봇청소기, 이북리더기, 여행용 가방, 노트북, 커피머신, OLED TV....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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