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단상과 그 기록
글쓰기를 매일 습관화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머릿속의 나 들이 싸운다. “아.. 오늘을 뭘 쓰지? 그냥 건너뛸까?”라는 나와, “ 건너뛰긴! 이건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책상 앞으로 가서 앉아서 써라!” 얘네들이 나의 허락도 없이 신나게 잘 싸운다.
브런치에서 수여받은 ‘작가’라는 타이틀이 전부이기에, 빨리 글을 써서 보내달라는 재촉하는 이도 없다. 글쓰기로 먹고사는 것도 아니기에 스트레스받을 것도 없다 싶다가도, ‘아니 어쩌면 누군가가 나를 쪼면 더 잘 쓸지도 몰라, 연예인들도 입금 전/후가 다른 것처럼 나도 출판사나 글을 정기적으로 보내야 하는 곳에서 입금되면 뭐든지 쓰기 위해 계속 머리가 돌아갈 거 같아’라는 나만의 상상도 해본다.
세상에서 살아갈 때 훈련이고 루틴이 아닌 것이 하나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화장실에 가서 씻고 밥 먹고 하는 모든 일들이 사실 내가 알아서 하는 것 같지만 오랜 시간 동안 루틴으로 해 왔던 일이기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몸이 움직인다. 머릿속에 루틴의 찐한 금 (line)이 쳐져서 이런저런 간섭이 들어올 수 없는 것이다. 내 머릿속에 두 개의 나가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을 보면 아직 루틴의 경계가 확실히 생기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은 그냥 스킵해!”라고 말하는 나를 단단히 잡도리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 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컴퓨터 스크린에 30분 타이머를 맞춰놓는다. 그리고 ‘일단 30분 동안만 앉아 있자, 키보드에 아무거나 두드려보자’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뭔가 멋진 것을 써야 해’라는 생각은 절대 차단이다. 멋진 글, 좋은 글 이런 거 쓸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의 쓰나미가 몰려와서 더 하기 싫어지고 더 잘 안 써진다.
‘그냥 아무거나 쓰자, 그냥 30분 동안만 키보드를 두드리는 거야, 와. 벌써 15분이나 지났네 ㅎㅎ 앞으로 15분만 버티면 돼’라고 라고 생각하면 부담이 사라진다. 그렇게 글쓰기는 루틴이 된다.
‘아 뭘 쓰지? 이 심심한 캐나다 라이프에 대해 쓸게 없는데?’라고 고민하더라도 우선 타이핑을 시작하면 글이 나온다. 어제 잠깐 스쳐 지나갔던 생각이 문장이 되고 문장이 쌓여 하나의 글이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나도 참 놀랍다. 그렇게 한 편의 글이 머릿속에서 탄생하여 세상으로 나온다.
아직 매일 쓰는 습관이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기에, 선들이 좀 희미하고 끊어져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 선들이 진해지고 경계가 뚜렷해지면 더 이상 내 머릿속 ‘나’들이 싸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루틴들처럼 글쓰기도 그렇게 자동 반사적인 일이 될 것이다. “ 자 오늘도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30분만 버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