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도전'—'전도'를 시작하다
"당신의 대학생활 동안 어떤 활동이 가장 의미 있었나요?"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담대하게 대답할 수 있다.
"전도입니다"
전도는 내 대학생활을 바꿨다. 전도를 매주 하기로 한 결심은 대학교 1학년의 삶에 가장 큰 가치 있는 일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부족하지만 하나님이 지금까지 주셨던 은혜를, 그리고 현재 만들어가고 있는 도전의 순간들을 이야기로 써나가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전도에 용기를 얻는다면, 전도에 동기부여를 한다면 그것으로 이 글의 의미는 충분하리라 믿는다.
나는 홈스쿨을 했기에 입시 공부를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 수능을 여러 번 치렀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2년이라는 시간을 재수 학원에서 매일 내 자신과 싸우며 보냈다. 입시 때 보통 누구나 그렇듯이 그 시간만큼은 정말 간절하게 절박하게 공부했다. 마침내 짧지만 길었던 입시 생활을 마치고 그토록 기대하던 대학에 들어갔다.
입시 생활이 힘들었던 만큼 대학에 들어갔을 때 너무 행복했다. 어릴 적 학교를 가지 않았던 나는 내 나이 또래를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대학이 처음이었다. 외향적인 성향이라 친구들도 잘 사귀었다. 교수님의 수업, 때로는 지루해 보이는 인생 조언, 그 무슨 얘기를 해도 그때는 다 재밌었다. 학교에 있는 열람실을 너무 좋아해서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날도 학교에 가서 공부했다.
'대학생'의 신분은 재수생과 분명히 달랐다. 대학생은 재수생과는 다르게 어딜 가도 대학생이라고 말할 때 존중받는 느낌이었다. 입시 때처럼 공부를 해야 하는 부담도 없었다. 수험생활 때 하루 12시간씩 공부하였기에 대학생활에서는 4시간씩 공부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 대학교 공부를 매일 4시간씩 공부를 한다면 기겁하지만 그때는 쉽게 느껴졌다. 어려운 것이 없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다른 대학교 친구들은 성인의 자유를 만끽하며 세상에서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편안하고 재밌는 대학생활의 행복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마음 한켠에 공허함은 날로 커졌다. 외롭고 막막하며 하나님을 의지했던 재수생활, 목표를 향해 분투했던 12시간씩 공부했던 순간들, 절박하고 간절하게 하나님을 부르짖었던 시간들은 고통스럽지만 나를 성장시켰다. 반면 대학생활은 즐겁고 재미있었지만 동시에 도태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하나님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매일 기도를 할 때면 하나님을 사랑하다는 내 입의 고백은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복음을 전해야 하겠다는 마음은 날로 커졌다.
가슴이 뛴다는 것은 편안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것은 긴장감 속에서 도전에 직면한 상태였다. 친구들과 즐겁게 지냈지만 복음을 전하려고 하면 가슴이 뛰었다. 몸은 긴장상태가 되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안락한 삶은 내 성향과 맞지 않다는 것을. 도전하는 삶이 긴장되고 부담이 돼서 힘들지만 문제를 해결하면 그때 오는 성취감은 더욱 컸다.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복음을 전하지 않는 삶은 내게는 발상이 불가능한 삶이었다. 도전하지 않는 삶은 상상할 수 없었다. 이러한 두근거리는 마음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행동으로 옮겨졌다.
시간이 지나도, 무슨 짓을 해도 마음에 계속 남는 마음이 있다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다. 내게 복음은 그런 마음이었다. 복음을 누군가에게 전한다는 것은 떨리고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일이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한다면 사람들이 싫어하겠지?", "학교 앞에서 하면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기겠는데?" 여러 걱정이 찾아왔다. 하지만 내게는 도전하지 않는 삶이 더 끔찍한 삶이었다. 기도하던 끝에 복음을 전하고야 말리라 결정을 내렸다. 어떻게 할까 아빠한테 여쭤보니 아빠가 기독교 동아리 CCC 간사님께 같이 할 사람을 물어보라고 했다.
마침 나는 기독교 동아리 CCC에 가입한 상태였다. 들어간지 2주 된 시점에 간사님께 장문에 메시지를 보냈다.(나의 습관 중 하나는 아빠를 닮아 장문의 메시지를 잘 보낸다ㅋㅋ)
거창하게 결심하고 쓴 문자이지만 답은 간단했다. 훈련생 간사님들이 학교에서 전도를 매주 해서 따라가 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처음 두렵고 떨리던 전도를 훈련생 간사님들과 캠퍼스로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에 '인생 도구'라고 할 수 있는 전도 도구를 얻게 되고, 그 순간부터 나는 20대의 날개를 달게 된다.
다음화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