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irpyKim May 05. 2024

후박나무 아래 버섯이 피어나요

달사람

요정들이 다니는 길목에는 버섯들이 많이 피어난데요

그래서일까요? 뒷동산 후박나무 아래에는 통통하고 맛 좋은 버섯들이 많이 자라납니다

요정들이 있을지도 몰라 발걸음 소리도 죽이며 도착한 그곳에는

이미 동물 친구들이 분주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어요

강아지 흰둥이는 두더지 냄새를 맡았는지 연신 풀숲을 킁킁거리고, 

나뭇잎 이불을 덮고 있던 지렁이는 깜짝 놀라 흙속으로 몸을 숨기겠지요

맛있다고 다 따가지 말고 우리 먹을 것도 남겨 놓으라는 버섯벌레의 눈총도 받았습니다

가만가만 톡톡 버섯 따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멀리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뒷동산에

가만히 바람이 들렸다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갑니다


톡톡톡

버섯을 따고

킁킁킁

두더지를 찾고


저녁엔 맛있는 버섯 굽는 냄새가 굴뚝으로 피어오르고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면

고요한 숲길을 따라

요정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는 그곳.



작가의 이전글 봄으로 떠나는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