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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en Maker 배원열 May 23. 2024

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14화 주도리와 트러스를 한 번에 만들었다.

참으로 특이한 작업방식이다!!

2층의 큰 보를 종방향과 횡방향으로 작업을 해보니 임시바닥 거푸집의 개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층 총 바닥면적은 가로 18m * 세로 10m 바닥 전체에 거푸집을 깔 수 없었다.
그렇다고 바닥 전체에 거푸집을 깔기 위해 추가적으로 거푸집을 만들기에는 공사비 지출이 아까웠다.

공사 이후에 처분을 하는 것도 문제였기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거푸집을 이동시키며 작업을 하기로 했다.


거푸집 2400mm X 400mm 사이즈 48장을 8열 6행으로 2층 중앙 통로길 18m에 깔고 직결나사로 연결했다.(갈색 부분)

건물 끝에서 끝까지 기자재를 이동하기 위한 필수 바닥이다.

거푸집 2400mm X 1200mm 사이즈 9장을 3열 3행(보라색 부분)으로 깔고 그곳에서 도리, 보조기둥, 트러스 작업을 끝내고 다른 곳으로 거푸집 9장을 이동시켜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어디에서도 보도 듣지도 못한 작업방식이다. 아마도 건축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누가 그렇게 작업하냐??"

"고생 많으시네요."

"작업을 힘들게 하시네요."

등등 다양한 말들을 들을 수 있다. 실제 유튜브 채널에 달린 다양한 댓글 중 일부를 적어보았다.


보통 트러스 작업은 아래의 방식으로 한다.

1. 바닥에 트러스를 실측사이즈로 먹줄을 튕겨 그린다.
2. 사이즈에 맞게 각관을 재단한다.
3. 재단된 각관을 바닥의 트러스 그림에 맞추어 놓고 용접을 한다.
4. 사각철판(일명 빠찌)을 각관의 연결부위에 덧방 용접하여 인장강도를 높인다.
5. 이렇게 만든 트러스를 크레인을 이용하여 골조 최상단에 올려놓고 지정된 위치에 용접하여 고정시킨다.



이것이 보통 트러스를 만들어 작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해야 했다.


정해진 수량의 거푸집으로 이동을 최소로 줄이면서 작업을 해야 했기에 거푸집이 깔려있는 지점에서 바깥쪽 기둥과 기둥을 잊는 '주도리' 작업과 '트러스' 작업을 다 하고 거푸집을 이동시켜 다음 바닥이 있는 장소에서 주도리, 트러스 작업을 연속해서 진행해야 했다.


여러 현장을 다녀 보았지만 고공에서 트러스를 만드는 것을 나는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고공에서 트러스를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1. 골조 바깥쪽 기둥과 기둥 사이를 이어주는 '주도리' 작업

2. 주도리와 중앙 큰 보를 잊는 '평보' 작업

3. 건물 중앙 큰 보에서 수직으로 세우는 '왕대공' 작업

4. 주도리와 왕대공을 는 '자보' 작업

5. 1~4까지 직각 삼각형이 만들어지면 삼각형 안쪽으로 인장력을 높이기 위한 '달대공', '빗대공' 작업

6. 각관의 연결부위마다 사각철판(일명 빠찌)을 용접으로 붙여 인장력을 한껏 더 높인다.



이 작업방식은 혼자 작업하기 딱 좋은 방법이었다. 중장비 없이 혼자 작업하기에는 꾀나 괜찮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CAD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없이 트러스를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정확한 기울기와 치수를 수차례 확인 했다.



CAD로 도면을 그리거나  디자인하는 것은  오랜 시간 해왔던 터라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진짜 어려운 것은 수나 기울기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현실로 구현해 내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고속절단기로 각관을 잘랐을 때 오차가 발생하는 것은 잘라본 사람만 안다.'

'용접으로 직각을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


모든 작업이 정확히 잘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다. 그것은 그동안 해왔던 모든 작업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바닥 기초 콘크리트부터 기둥, 보, 샛기둥, 도리들이 수직 수평이 잘 맞아 있어야 하고 길이도 정확해야 한다.

사실 현장에서 오차가 없을 수는 없다. 얼마나 그 오차를 줄 일 수 있을까?

가로 18m 세로 10미터  높이 1층 층고 3m 2층 층고  용마루까지 3 m50 cm

이 정도 사이즈의 집을 짓다 보면 오차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각관을 정확히 잘라냈다고 생각했는데 측정을 해보면 1mm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직각으로 절단이 되지 않아 각관의 상부와 하부의 길이 차이도 발생한다. 여기에 용접으로 붙이다 보면 각도의 오차도 발생한다. 이러한 오차들이 모이면 결국 1cm 이상의 오차가 발생된다. 현실 속에서 구현해 내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해진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며 말하기는 쉽다.

'그거 하나 똑바로 못 자르나?'

'수직수평 잡는 것이 뭐가 어려워?'

현실로 구현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한쪽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보낸다.

그냥 무시해 버리면 마음은 편하다. 그런데 가끔 정도가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긴 얘기하는 것도 귀찮아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디서 보신 건가요? 직접해 보신 건가요?' 또는 '본인 것 하실 때 말씀하신 것처럼 하시면 돼요'


어떤 이들은 자기 집을 지어 달라고 하기도 한다. 그만큼 보기 좋고 믿음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비용은 낮추려 한다. 하루 일당 100만 원을 줘도 아깝지 않다는 사람도 있긴 하다. 10명 중 한 명이 있을까 말까 하다.


처음 집 짓기를 계획한 기간은 10년이다. 10년 동안 우리 집 못 짓겠어? 아내와 우스갯소리로 말했었다.

현실적으로는 건축허가 후 2년 안에 집을 지어야 한다.
(건축허가 2년 내, 건축신고 1년 내, 정당한 사유 시 1년 연장)

우스갯소리 10년은 건축을 해보지 않았던... 관련 정보를 몰랐던... 그때의 우리였다.

동시에 주도리 트러스를 작업하는 시간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작업이 길어질수록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진작부터 지쳤는데 그때 지친 건 지친 게 아니었다.
더 힘들어질수록 마음도 성장했다? 아직 한계가 아닌가 보다.

인내했고 또 인내했다. '참을 '인'자 세 번이면 살인도 피한다'라고 했던가?
이미 세 번 지났다~ 그래도 집은 지어지지 않는다!!

"집을 짓는다는 건 글로 읽었거나 군자의 가르침으로 알고 있는 그 한계를 몸으로 경험하여 직접 깨치는 길이다."

어른들의 말씀이 떠올랐다.
'평생 내 집하나 장만하면 잘한 거야~'
'돈 들여 빨리 짓고 편히 쉬어~'

어떤 말은 위로가 되고 어떤 말은 오기를 생기게 한다.
위로와 오기는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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