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휴대폰 요금 18만 원
산타인 줄 알았는데 젠장
고작 한 달 남짓.,
뭐가 그렇게 좋다고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아이 마냥 매일이 설레고 행복했었다.
이름만 봐도 웃음이 날 정도였다.
일에 치이고 공부에 치여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그나마 행복을 느끼게 해 주던 사람이었는데 겨우 한 달 만에 서로 너무 다른 것 같다고 이별 통보를 받았다.
30년 가까이 각자의 삶을 살았으니 서로 다른 게 당연한데 더 이상 맞춰가고 싶지 않다고 노력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서로 많이 다른 건 나도 느끼던 거라 맞춰가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내가 바뀌길 기대했던 거 같다.
사랑이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노래가사가 이렇게 나를 칼처럼 아프게 찌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어제까지는 분명 사랑이었는데 한순간에 이렇게나 차갑게 변해버렸다.
아무렇지 않은 척 먼저 나와버렸지만 한동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무작정 강릉행 티켓을 끊었다. 밤바다를 보며 무슨 일이냐며 묻는 친구에게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직 나도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정리 중이라 입 밖으로 차마 꺼내지 못한 거 같다.
그리고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고 3월 휴대폰 요금이 18만 원이 나왔다. 맞다! 내 요금제는 통화무제한이 아닌 알뜰 요금제였다. 알뜰 요금제로 18 만원 내니 어이가 없다 못해 멍청한 나 스스로에게 화가 다 난다. 한 달 만에 끝날 거 뭐가 그리 좋다고 통화료가 18만 윈씩이나 나오게 전화를 해댔다니!
산타인 줄 알았는데 도둑질을 당한 기분이다.
내가 좋아서 한 통화이니 내 탓이지 뭐 누굴 탓하겠니
이 와중에 그 사람이 찍은 사진이라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니 정말 찌질의 끝이다.
18만 원으로 생각정리가 되었다.
역시 금융치료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