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가르쳤던 대화법 '나 전달법'
우리 반에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가지고 놀라고 준비해 둔 레고 통이 2박스 있다. 어느 날 우리 반 한 아이가 레고 통에 있는 레고들을 칠판 앞에서 조립하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한 아이가 그 아이가 만든 것을 모르고 발로 밟아 조립한 것이 부서졌다.
그러자 레고를 조립을 하던 친구가 말했다.
야아 아!!!!!!, 너 내 거 왜 뿌셔!!
밟은 친구가 말했다.
왜에!!!!, 아 미안 내가 일부러 부순 거 아니야!!!
그러자 조립을 하던 친구가 말했다.
네가 지나가면서 내가 만든 거 부수었잖아!!!!
밟은 친구가 말했다.
내가 그래서 사과했잖아!!!!!
그러고 서로 주먹을 쥐고 싸울 준비를 해서 내가 중간에 개입하여 말렸다. 3월에 있었던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12월에 내가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아이들이 빵 웃으면서 말했다.
선생님 저희가 언제 그랬어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소통법을 알려주고 이것이 정착하는데 거의 1년이 걸렸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알려주었다. 소통법의 핵심은 바로 감정을 정확하고 화를 내지 않고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 대화법은 대학생 때 배웠던 `나 전달법`이었다.
나 전달법은 `주어`가 `나`부터 시작하여 `너`가 이러저러해서 속상했어 사과 좀 해줄래? 혹은 사과해 줄 수 있을까?로 끝나는 대화법이다.
이것을 처음 알려주자 아이들이 금방 하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생각한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가면서 사과 좀 해줄래!!! 이렇게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혹은 저렇게 누군가의 사과요청을 듣고도 내가 안 했다고!! 억울하다고!!라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도 있었다. [`나`는 `너`의 이러한 행동 때문에 기분 나빠 ] 이것을 빼먹고 바로 사과 좀 해줄래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하나부터 다 알려주었다.
사과 좀 해줄래 혹은 사과해 줄 수 있겠니라고 말할 때는 목소리를 부드럽게 해서 목소리 톤을 낮춰서 말해줘야 하는 거야
누군가가 화가 나도 저렇게 말하는 것은 자기가 화가 나 소리 지르려는 것을 참고 한 발 양보해서 말하는 거니까 꼭 들어보고 사과할 것이 있으면 하자
우리가 이러한 대화하는 법을 배우는 이유는 너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서야 소리부터 지르면 그 아이는 듣질 않아
등등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알려주었다. 사실 포기 할까 했었다. 나의 욕심일까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이 2학기 들어서 저 소통법을 정말 잘해주었다. 그러고 2학기 말에 너희가 저런 적이 있었냐고 하니까 언제 그랬냐고 웃기도 했다. 저 대화법이 아이들 사이에서 정착을 하자 점점 싸우고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상황도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갈등이 일어나면 싸우기보다는 이제 대화를 하려고 하고 있었다.
1년이 지난 시점, 아이들의 대화법이 변화한 것을 보면서 사실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본질은 아이들은 저렇게 하는 것을 배우지 못했을 뿐이지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던 것이었다. 어른도 아이들도 싸움보다는 대화를 원한다. 아직 그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