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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스윔 Mar 05. 2024

발차기를 잊어먹다

수영의 핵심 모터



  최근에 그저 수영을 잘하고 싶다며 수영 레슨을 시작하신 분이 있다. 어릴 적 배웠던 자유형만 조금 기억하시던 기초 단계의 스위머였다. 접영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가지 영법을 배운 후 자유롭게 Lap Swim(수영장 풀을 도는 것)을 하고 싶어 하셨다. 잘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기본기들을 다시 잘 점검해 보며 자유형, 배영, 평영을 차근차근 나가기로 했다. 자유형을 점검해 보자 팔로만 수영을 하고 발차기가 너무 약하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킥판을 잡고 자유형 발차기를 확인해 보자 제자리에서 발차기 흉내를 내는 정도였으며 앞으로 나가는 방법은 까먹으신 듯하였다. 수영의 추진력은 거의 팔에서만 나오는 것 같지만 발차기는 팔돌리기보다 먼저 배우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수영의 1단계로써 발차기는 너무 중요한 모터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이것을 금세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발차기만 제대로 찰 줄 알아도 굉장히 운동이 되며 전체적인 추진력이 좋아진다.


  수영의 영법을 배울 때에 어떤 영법이든 항상 발차기를 먼저 배운다. 수영하는 몸을 배에 비유하자면, 핵심 모터가 되어주는 것이 발차기이며, 노를 젓는 것이 스트록(팔 돌리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터가 튼튼한 배는 균형을 잡기도 쉽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준다. 팔동작만을 연습하는 Pull 동작은 보통 Kick(발차기) 보다 빠르다. 선수들 중에서도 훈련 때에 Swim보다 Pull 하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발차기를 뺀 수영은 비교적 숨도 덜 차고, 패들까지 착용한다면 더 좋다고 느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Pull 연습을 할 만큼 실력이 향상된 스위머들은 이쯤에 대부분 발차기의 중요성을 까먹곤 한다. 경험상 상체가 좋은 남성분들이 더욱 발차기를 잊어먹고 상체로만 수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장거리 스위머들은 실제로 체력 소모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4비트 킥이나, 2비트 킥을 차며 발차기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발차기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발차기를 줄이고 상체로만 수영하는 것을 연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스트록 당 2번의 발차기를 제대로 차주며 효율적인 추진력과 균형을 잡기 위해서 비트킥을 연습하는 것이다. 자유형에서 기본 비트킥은 6비트이며, 장거리 선수일지라도 발차기를 꾸준히 차는 것을 먼저 연습하고 그 이후에나 발차기를 줄이며 비트 킥을 연습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인 수영선수들의 운동량에는 보면 단거리, 장거리, 그리고 영법에 관계없이 발차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Kick day가 따로 있을 정도로 발차기 훈련을 중시하는 팀들도 많다. 발차기 훈련만 제대로 해도 숨이 금세 차오르고 하체의 근력이 많이 이용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늘도 수영을 하러 가는 스위머라면 나의 모터는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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