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하면 수영에 좋나요?
현역 때에 나는 학교 내의 팀(체육고등학교라던가, 한국체육대학교라던가)에서 훈련하지 않고 클럽팀에서 하였다. 수영을 강화하기 위한 지상훈련과 웨이트는 별도로 선생님을 두어 개인레슨으로 진행하였다. 웨이트장에서 훈련을 하다 혼자 보강 훈련 삼아 달리기를 뛰고 있을 때, 수영을 취미로 하시는 비선수 회원님이 "달리기 하면 수영에 좋나요?"라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다. 당시에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대답을 해드린 적이 기억난다. 수영인들 사이에서 "달리기 하면 좋다. vs 아니다. 달리기와 수영은 서로 도움이 안 된다."의 의견이 분분한 것일까? 아무튼, 최근에도 달리기와 수영에 관해서 질문을 받은 적이 꽤 있어 글을 남겨 본다.
일단 수영을 더 잘하고자 보강훈련, 재활운동, 웨이트 등 다양하게 훈련하는 선수들 중에 달리기를 안 하는 선수들은 드문 편이다. 간혹 선수들 사이에서 "수영천재"라고 불릴 만큼 유독 물에만 몸을 잘 쓰는 사람들은 웨이트 등의 운동을 적게 하거나 거의 안 하기도 하는데 이런 케이스는 아주 희박하다. 또한 이런 경우에도 달리기 정도의 운동은 가볍게 해주기도 한다. 다만, 수영을 잘하기 위해 하는 달리기 훈련은 10k, 20k 이렇게 아주 길게 훈련하지는 않는다. 관절이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Total: 3-4k 정도의 범주 안에서 달리기 훈련을 하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 (철인 3종을 하시는 분들 제외하고..) 선수들의 경우에는 달리기 훈련을 인터벌로 하거나, 폭발적인 스피드를 올려보거나, 웨이트 전후로 워밍업 혹은 쿨다운 정도로 활용한다. 따라서, 개인마다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달리기 훈련은 수영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달리기는 어떠한 부분에서 수영에 도움이 되는 걸까?
1. 체력과 지구력의 향상
수영은 좋은 심폐 기능을 가지고 있을수록 유리하다. 달리기 역시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전반적인 체력과 지구력을 향상하는데 아주 좋은 운동 중에 하나이다. (무릎이나 발목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수영과 달리기 모두 체력과 지구력을 기르는 데에 효과적이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달리기 훈련을 통해 심폐 지구력의 강화에 부스팅을 한다면 수영할 때에 더 편하게 오래, 효율적으로 호흡을 하고 지구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2. 하체 강화에 도움
달리기는 특히 하체의 근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허벅지 앞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수영 발차기를 꾸준하게 동일한 힘으로 유지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좋은 하체는 수영에서 더 나은 모터의 역할을 해줄 수밖에 없다.
3. 체중 관리
수영은 칼로리 소모가 높은 운동이다. 달리기 역시 칼로리를 비교적 쉽게 태울 수 있는 운동 중에 하나이다. 또한 인터벌 등 훈련 프로그램을 간단하게 짜서 장소에 큰 제약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다. 달리기를 통해 체지방 비율도 관리하며 몸 자체를 Fit 하게 만드는 것은 수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4. 상호대칭 조정 운동과 균형
사람들은 걷기와 달리기를 할 때에 자연스럽게 상하체를 크로스로 사용한다. 쉽게 말해서 왼발과 오른손이 동시에 앞으로 나가며 상하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균형을 잡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동작 패턴이며 혹시 주변에 이렇게 걷거나 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제발 빠르게 알려주길 바란다. (오른손과 오른발이 같이 나가며 달리기를 뛰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면.. 이 얼마나 이상한 방법인가.) 이렇듯 자연스럽게 신체의 중심을 안정시키는 운동이 익숙해지면 수영에서도 적용하기가 쉽다. 영법을 다 배우고 수영을 더 잘하기 위해 템포나 리듬을 수정하는 스위머라면 더욱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크라우칭 스타트를 하거나 자유형과 배영을 할 때에 킥과 스트록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우리가 달리기를 뛸 때에 팔다리를 잘 교차해서 사용하는 것과 닮았기 때문이다.
수영을 위해 추천하는 달리기 훈련법
W-up 5-10분 걷기
Main 5 sets
(2분 - Running & 1분 - Light Running or Fast Walking)
Cool down 5-10분 걷기
위를 바탕으로 휴식시간을 조금 줄일 수도 있고, 세트를 조절할 수도 있다. 관절에 큰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달리기 훈련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수영선수로써의 전성기를 돌이켜보았을 때에 수영을 가장 잘하던 때에는 수영과 지상훈련 외에도 개인 추가 훈련으로 인터벌 달리기를 2-3회 매주 하였다. 체중관리와 하체 강화를 주목적으로 하였었다. 그만큼 달리기를 통해 가볍고 Fit 한 몸을 만들어내는 것은 수영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취미와 건강을 위해 수영하고, 수영을 조금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는 비선수분들은 주 2-3회를 매주 할 필요는 없다. 주 1회라도 꾸준히 한다고 하면 무조건 추천이다. 달리기 1-2번 해봤는데 왜 도움이 안 되지? 오히려 다리가 무겁고 수영할 때에 안 좋은 것 같은데? 할 바에는 안 하는 것이 낫다.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꾸준히 쌓이고 그 결과물이 몸에 적용이 되었을 때에나 효과가 나타난다. 무엇이든 꾸준함을 통해 이루는 개인관리는 자신의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핵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