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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 Nov 16. 2024

본 측 감명도 넷넷, 수신 양호합니다.

마무리

25번째 에피소드나 쓰게 될 줄 몰랐던 시리즈를 조금 갑작스럽게 마치게 되었다. 글을 써볼 거면 이왕이면 제대로 써보자 하고 내 현재 상황을 그대로 현실적으로 적어보자고 시작했던 것이 지금까지 와버렸다. 훈련이나 외박 등의 이유로 글을 늦게 쓰거나 한 주 넘기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지금은 이 시리즈를 마치기 위해 이 글을 적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무리로 몇 가지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심경의 변화?


이 글을 몇 번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에피소드별 제목을 먼저 공지할 수 있는 것을 활용하여 미리 선행공개로 제목을 적어놓고 일부 순서가 변하긴 했지만 대략 몇 편까지 쓸지 구상을 했었다. 하지만 원래대로의 계획은 총 15화 내외였다. 군에 대해서 적을 수 있는 것도 보안 등의 이유로 많지 않고 당장 내 스스로가 이 정도를 적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쓰다 보니 생각보다 내가 전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나름 매 주를 다음은 어떤 내용을 적을까 하고 고민하며 시간을 열심히 보내왔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조금 조바심도 냈던 것 같고 글이 떠오르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개인정비 시간을 다 내다버리고 글만 계속 썼을 때도 있다. 하지만 열심히 적어온 덕에 여기까지 왔고, 그래서 지금이라면 딱 끝내기 좋은 타이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시리즈


비단 브런치뿐만 아니라 많은 곳, 많은 경로로 하루에도 수많은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는 작가도 아니고 글을 특히 잘 쓰는 사람도 아니며, 그렇다고 관련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다던가 어문계열 진로를 가진 것도 아니다. 그냥 모 학교의 디자인/개발 관련 학과에 다니다가 군에 입대한 학생일 뿐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사람들이 글에 관심을 가져줄지도 의문이었고 아무 생각 없이 글만 써서 내 기록이라도 남기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읽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어쩌다가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내 글을 읽어봤다며 연락하기도 하였다. 지금도 많이 신기하다. 당장 사람들이 그렇게 읽어볼 만큼 잘 쓴 글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 글을 보고 나인줄 알아본 지인들도 신기하다. 나중에 다른 시리즈를 쓰게 되면 좀 더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로 더 정갈하고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전역?


대충 글을 읽다 보면 감이 잡히겠지만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일꺾(일병이 꺾인다-즉 4호봉 정도)에서 일말(일병 말-6호봉) 정도였고 지금은 병장 1호봉인 상황이다. 전역을 약 3달 앞둔 상황이고 이미 남은 일과는 한참 적은 상황이다. 전역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 별로 체감도 되지 않고 무엇보다 12월과 1월이 많이 남아있다는 현실에 대해서도 좀 많이 충격이긴 하지만 그만큼 휴가도 남아있기 때문에 일과도 하다가 휴가도 나가고 외출박도 나가고 하면 금방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복무한 날들에 비하면 한참 적은 날들이니까. 근데 시간이 너무 안 가서 훈련소(신교대) 때 그 이상으로 답답함을 느끼고는 있다.




현재 근황


위에도 적었듯 병장을 달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남은 날수도 없는 편이어서 생각보다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후임들을 위해서 인수인계 할 것도 미리 정리해 두고, 물론 당장 통신병이나 상황병에서는 최고 선임병이 되어서 일할 것도 많은 게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은 휴가도 많이 나오고 하는데 왜 우리 아들은 바빠서 늘 휴가도 못 나오고 하냐며 부모님이 걱정하시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에 미쳐서 사는 수준도 아니거니와 임기제 부사관은 내가 어디서 떨어져서 머리를 크게 다치는 게 아닌 이상 생각할 가치도 없다고 보기 때문에 곧 휴가를 계속 나가면 이제 집에서 볼 날만 남았다며 안심하시지 않을까 싶다. 당장 12월에 있을 일본어능력시험도 신청해 놨고, 자기계발과 함께 요즘은 책도 많이 읽고 있어서 다음 시리즈는 조금 더 어휘력과 문맥을 갈고닦아서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입대를 앞둔 사람 및 현역 복무자들을 위해


통신병 하지 마세요

자신이 뭔가 능력이 있다면 썩히지 말고 미리 모집병 같은 걸 알아보고 특수보직으로 오자. 그러면 능력도 인정받고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운전병도 면허라는 능력이 있어서 온 셈이니까 동일하다. 괜히 나처럼 징집으로 와서 애매하게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 하면서 스트레스받지 말길... 그리고 미리 많이 쉬기도 하고 놀 것도 놀고 오자. 여기 와서 후회하면 전역하고 노는 것도 부담스러워진다. 점점 내 미래와 사회에 나갔을 때의 생각을 하면 전역하고서도 얼마나 놀기나 할까 싶은 생각인지라. 뭘 챙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아무 생각 없이 오지 말고 물건들이라도 잘 챙겨 오고.


현역 복무자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간만 해라' '적당히 하다 와라'는 열심히 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생각보다 폐급과 에이스의 사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렵다. 조금만 대충 할라 해도 폐급이 되고 이상한 낙인이 찍혀 고달프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좋은 인식이라도 받고 포상휴가라도 챙기게 열심히 하면서 살길 바란다. 대충 살아봐야 나중 가서 후임들한테도 좋은 인상 안 남고 애매한 사람으로 배웅조차 제대로 못 받는다. 후임들과도 원만하게 지내고, 선임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곳도 하나의 사회생활, 대충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튼 절대 폐급행동 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무리하다가 다치지 말고, 군기교육대나 징계받을 행동 하지 말고 지내자. 특히 애매하게 편하게 지내보겠다고 (없는 사람이) 정신병 호소하고 일 빼고 뭐 그린캠프 가고 그러는 짓 하지 말자. 정말로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실례가 되는 행동이고, 동시에 그런 사람들이 복무할 때 배려받아야 하는 입지가 망가지는 행동이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자. 그리고 핸드폰만 하면서 보내지 말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개인정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자.




모든 현역 복무하는 아들을 둔 부모님에게


부모로서 아들이 잘하고 올 거라는 믿음도 있을 한편, 세상도 흉흉하고 혹시나 다치거나 아프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걱정이 자녀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게 하시기를 바란다. 모든 부모들에게 무조건 처음 보내는 아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자녀들이 아프면 부모들도 아프다는 말이 있기도 해서 걱정이 많이 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하게 집착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아 주시기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전화로 중대장님이나 대대 간부님께 전화해서 폐를 끼치거나 무례하게 구는 부모들도 있다는 사례가 있고, 우리 대대의 경우 대대에 갑자기 직접 찾아와서 문제가 된 케이스도 있었다. (물론 그 경우는 인원 자체도 문제가 있었다) 부모님의 자녀인 만큼 걱정과 부담보다는 믿음과 힘을 주시기를 바란다. 아무리 여자친구고 뭐 친한 친구들이고 뭐고 하면서 그런다 해도 결국 부대에서 지내다 보면 가장 생각나는 1순위는 부모님이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복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누구도 부모님을 생각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한순간이라도 생각을 하지 않을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그렇기에 아들을 믿고 기다리며 연락이 오면 잘 받아주고, 휴가나 외출박 때 보면 같이 시간을 보내주는 것이 부모님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행동이라고 본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필요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부모님들의 아들들이 굳건히 이 국가와 국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부름을 받고 의무를 다하기 위해 복무 중에 있다. 그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함께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부모님들에게 부여된 숙제가 아닐까.




하고 싶은 말들이 더 있지만, 이 정도로 마치려고 한다. 풀지 않은 에피소드들도 있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마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기에 여기서 이번 시리즈는 마치려 한다. 지금까지 남의 군생활을 얼기설기 적어놓은 글을 읽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전역하는 그날까지 건강히 복무하다가 전역할 것을 약속하며 이 글을 마친다. 동시에 전국의 모든 현역 복무자들에게 경의와 응원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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