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의 모양이 7개로 갈라지고 잎맥이 선명한 멋진 나무가 눈에 띄었다. 나무의 키가 커서 잎사귀의 모양을 사진 찍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잎사귀의 뒷모습을 찍었다. 동기가 칠엽수라고 가르쳐준다. 다른 이름이 있을 것 같아 검색해 보니 마로니에 나무와 잎사귀의 모양이 똑같다. 두 나무 모두 무환자나무목(Sapindales) 칠엽수속으로 분류된다. 무환자나무? 무슨 나무 이름이? 싶어 검색해 보니 실제 이름이 무환자( 無患子) 나무이다. 호환 마마가 무서웠던 시절 근심 환 자를 써서 집안에 이 나무를 심으면 나쁜 기운을 쫓아내 준다는 조상들의 애니미즘적 기원이 있어 이름 지어졌나 보다.
마로니에 나무와 칠엽수는 잎사귀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다만 마로니에 나무의 열매는 지름 5cm 정도의 크기로 녹색의 가시가 군데군데 솟아있어 가시칠엽수라고 하며 원추꽃차례에 1-5개의 열매가 맺히는 반면 칠엽수는 작은 구슬처럼 동그란 모양으로 가시가 없고 여러 개가 뭉쳐서 맺힌다. 두 나무의 열매 모두 독성이 있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의 나무도 실제로는 칠엽수이며 가시칠엽수는 덕수궁 석조전 뒤에 있는 두 그루의 노목이 마로니에이며 최근에 가시칠엽수가 가로수로 심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가오는 가을, 낙엽 되어 떠나가야 함을 서둘러 준비하려는 듯 잎사귀는 노란색이 더 짙어지고 할머니 얼굴의 검버섯처럼 군데군데 밤색으로 말라간다. 아직 이렇게 더운데...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이 힘들었나 보다.
칠엽수 잎사귀 한 장 속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색을 찾아보려 집중한다. 잎맥사이의 미세한 차이로 초록이 더 짙다 잎사귀 가장자리 부분은 노란색이 가느다랗게 보인다. 7개 방향으로 뻗은 갈래의 길이와 방향을 가늠하여 그리고 중심잎맥과 뻗어나가는 잎맥을 스케치한다. 언제나 조색은 어렵다. 물을 먼저 바르고 가운데 부분을 중심으로 노란빛이 도는 초록을 칠해 볼까? 가장자리 톱니 모양 부분에 노란색으로 가는 선을 그려 번지도록 해볼까?. 한참을 궁리하는 내게 분석하지 말고 feel 대로 그려보라는 선생님.... 난 왜 어렵게만 다가가려 하는 걸까? 밝은 초록과 레몬노랑을 섞어 슥슥 칠해본다. 너무 밝은 것 아닌가? 음영 부분에는 올리브 그린과 물을 많이 섞어 칠해준다. 그래 오늘도 한걸음 더 나아갔다. 수고했어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