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다행히 행운이 미쳐가던 도라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건너편의 수풀 사이로, 체셔 고양이의 익숙한 실루엣이 흐릿하지만 분명하게 도라의 눈에 들어왔다. 도라는 수풀로 후다닥 뛰어가서 체셔 고양이를 붙잡았다. 도라는 처음으로 울먹이며 말했다. "모르겠어 난..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고. 돌아가는 방법도, 원더랜드에서 사는 법도." 도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어. 세상은 원래 이렇게 답이 없는 거야? 아니면 나만 답을 모르는 거야?"
체셔 고양이가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자네를 지켜봐 왔어." 짧게 한숨을 내쉰 체셔 고양이가 입을 열었다. "질문에 대한 답은, " 체셔 고양이가 미스터리한 미소를 지으며 도라를 응시했다. "네 힘으로 찾아야 해." 그렇게 말하곤 체셔 고양이가 점점 투명해지며 사라졌다.
도라는 혼란스러웠지만 자리에 가만히 있는다고 답이 알아서 걸어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남은 힘이 없었다. 도라는 버섯을 베개 삼아 머리를 베고 자리에 누웠다. 그는 푸른 하늘을 한참 동안 올려다봤다. 어쩌면 저기에 하늘인 척하는 푸른 천장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잡념을 하던 도라는 따사로운 오후 햇빛에 잠시 뒤척이다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