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문제로 불거진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이 사태의 발단은 물론 정부의 지나친 의대 증원에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20년간 의대 정원은 계속 동결되어 있었고 대형병원의 전공의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형적 운영형태를 만든 것 또한 의사들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편의와 이익만을 찾아 전공과목을 선택하고 지방 근무를 외면하고 있었다. 또 의료 수가 조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이제까지 의료 수가 결정에 참여해 왔던 의사들은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지나친 의대 증원은 분명 교육 여건의 악화 등 문제점이 있고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지나친 정책 강행도 문제가 있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의사들의 무책임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의사들은 기존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된 의료 상황에 눈감고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또 1년의 유예기간을 달라고 한다. 정부가 유연한 입장을 보여주기 바란다. 해결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쓴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듯하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에 환자단체는 소외되고 있다. 과거 정치권은 의사단체와의 협의에서 항상 무기력한 모습만을 보여 왔던 것 같다. 정부의 강경 일변도의 정책 추진에 환자들이 가장 피해를 보고 있다. 마치 정부의 정책 목표가 무리한 의대 증원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 누구를 위한 의료개혁인지 궁금하다. 미래세대를 위해서 지금의 위험을 감내하는 것이 불가피한 건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