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좋은 지역이다. 사막기후로 분류되지만 습도가 낮아서 기온에 비해서 쾌적하다. 4계절 산책을 즐기는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후다. 가장 좋은 것은 미세먼지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10월 초에도 낮기온은 30도를 넘는다. 그리고 햇빛이 너무 강해서 가능한 아침 일찍 산책을 한다. 주로 집앞길을 따라 대학캠퍼스와 주변길을 40분 정도 산책한다.
산책하며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이 지역이 '다람쥐'천국이라는 점이다. 주택가의 가로수를 따라서 걷다 보면, 나무 위로 다람쥐들이 움직이며 나뭇잎들이 춤을 추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무 위에서 다른 나무들로 옮겨 다닐 때는 나뭇가지의 텐션까지 계산한 것처럼 능숙하게 잘 건넌다. 보고 있으면 자칫 떨어질까 봐 걱정되지만, 날다람쥐같이 여유 있게 나무를 잘 갈아탄다.
이들은 한국도심의 비둘기들처럼 사람을 별로 경계하지 않는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바쁘게 움직인다.
가끔 벤치에서 쉬다 보면 앞뒤와 나무 위까지 다람쥐들이 같이 있을 때가 있다. 가까이에서 보니 내가 알고 있는 한국다람쥐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마멋처럼 두 발로 서서 나를 바라보기도 한다.
좀 특이한 것 같아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니 이들이 '캘리포니아 땅 다람쥐(California Ground Squirrel)'로 분류되는 종류라는 것을 알았다. 땅속에 복잡한 지하세계를 만들고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의 몆 가지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캘리포니아 땅 다람쥐'는 다람쥣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영리하며 독특한 생존 전략이 있다.
복잡한 지하굴을 만들어서 생활한다. 집단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캘리포니아의 다양한 환경에 서식한다.
포식자인 육식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심이 뛰어나다. 그래서 여럿이 있을 때 마멋처럼 두 발로 서서 망을 보는 것 같다.
주로 다양한 식물, 씨앗, 곤충을 먹으며, 작은 동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이들이 가장 좋아할 것 샅은 이곳의 도토리는 한국도토리보다 2배는 더 길다. 가끔씩 이들이 도토리를 먹는 것을 본다 두 발로 서서 두 손으로 도토리를 빠르게 돌려가며 먹는 기술이 뛰어나다. 나무 위에서 도토리를 먹다가 찌꺼기를 아래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자료를 보고 다시 관찰하니, 한국의 다람쥐보다는 더 크고 털도 많아서 마치 벼슬 없는 청설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는 경계심이 별로 없다. 한국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이 과자등을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주식처럼 잘 먹는다.
이사실을 알고부터는 땅다람쥐들과 같이한다는 느낌으로 산책을 즐긴다.
가끔씩 이들의 복잡한 지하세계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