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명의 영재를 교육한 작가가 부모에게 전하는 메시지
지난 주말 동안 오랜만에 여유 시간을 활용하여 총 2권의 책을 읽었는데요, 오늘은 그중 한 권인 [무엇이 행복한 영재를 만드는가]의 주요 내용과 느낀 점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우선 이 책은 링크드인의 인연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직접 뵙고 커피챗 시간을 가졌던 변재일 님이 선물로 보내주어 읽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딸.
주변에서는 다들 학원에 학습지에 자녀에게 교육비를 100만 원은 기본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주변에서 한글을 빨리 떼야한다고 했을 때도 아이가 7살이 될 때까지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고, 수학 문제 풀이도 전혀 시키지 않았어요. 아이의 두뇌 발달에 맞게 적절한 인풋을 제공해야 효과는 물론 공부에 대한 좋은 정서가 계속 유지된다고 생각했거든요. 10살이 된 현재도 방과 후 수업 하나만 보내고 다른 시간은 주로 책을 읽거나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이를 두고 친하지는 않지만 얼굴만 아는 몇몇 아이의 친구 엄마들이 아이의 '공부'에 너무 무심한 거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엄마들 모임에 잘 가지 않는 이유가 바로 느끼지 않아도 될 조바심과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 때문인데요, 이런 모임에 가면 주로 하는 대화의 주제는 아이가 얼마나 많은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수학 문제를 빨리 푸는지, 어떤 학원에 보내는지, 혹은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한다더라 같은 것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해하는지', '친구들과의 사이는 어떤지', '아이의 꿈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런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엄마들이 많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엄마들의 모임 후 이런 고민에 대해 링크드인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 글을 보고 아마도 재일님이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여 선물로 보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이 책은 올해 발행된 책으로, 1만 명의 영재를 교육한 영재상담전문가 김성춘 작가가 작가가 대한민국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이 상담했던 다양한 학생들을 사례를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저자가 부모에게 하고 싶은 핵심적인 메시지는 [자녀를 믿어주고 존중하라]라 입니다.
아이는 때에 맞게 자랍니다. 이를 기다려주지 않고 왜 이걸 안 하냐, 왜 저걸 못하냐 나무랄 필요가 없다는 거죠. 조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시키고 지시하면 아이는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발성'을 잃게 됩니다.
이렇게 부모가 자녀의 자발성을 뺏으면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고 더 이상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심하면 공부를 거부하게 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 사명이나 가치 등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여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의 부정적인 면이 아닌 긍정적인 면을 봐주고 개발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효능감을 느끼면 더 열심히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챕터 2 기다림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에서 작가가 전한 희은이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희은이 부모님은 모두 의사라고 해요. 희은이의 엄마 아빠 모두 희은이가 자신들과 같은 의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하며 아이가 똑똑해서 이대로만 한눈팔지 않고 꾸준히 하면 의대에 들어갈 텐데 대체 뭐가 힘들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부모가 이 정도로 지원을 해주면 아이도 의욕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요.
아이는 잔뜩 움츠러 있었고 작가는 아이와 따로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합니다.
공부가 싫다고 말하는 희은이가 힘겹게 '향수'를 만들고 싶다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털어놓습니다.
그 말투에서 간절함이 묻어났고 얼마나 오래 이 꿈을 품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부모님을 설득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해요. 긴 이야기를 나눈 끝에 집 근처 문화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향수 만들기 수업을 받게 되었어요. 몇 주 뒤 희은이가 자신이 만든 향수를 들고 와 작가에게 내밀었었다고 해요.
이 장면에서 행복해하는 희은이의 미소가 그려지는 것만 같았어요.
희은이는 이 경험을 통해 나중에 대학에 가서 화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향기만 좋은 향수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의미 있는 향을 찾아주고 싶다고요. 몇 년 후 희은이는 정말로 대학에 가서 화학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해요.
저자는 말합니다.
어느 부모나 내 아이의 행복을 간절히 바란다.
그런데 부모의 시각으로 아이를 바라보면 자칫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걸어온 길을 아이에게 권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지만,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 삶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가 몰두하는 일이 때론 하찮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 게 공부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말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이들은 진짜 원하는 걸 할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게 열심히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곤 한다.
아이들이 자라며 크고 작은 위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마음입니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안정'되고 '편안'한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우리는 부모와 아이가 다른, 분리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기준으로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고 강조하지 말고, 아이가 원하는 삶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응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희은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습, 교우관계, 부모와의 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사례들이 소개됩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부모로서 어떤 관점과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고 부모의 마음이 편한 것이 아닌 아이의 잠재력과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를 존중하고 스스로 자라날 시간과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써 목소리를 낼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 참 중요한데요, 특히 이 책에서 가족회의를 통해 가족들이 지킬 규칙을 정하고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비전선언문을 만들어보는 활동 등을 소개한 것이 참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건강한 마음을 가진 행복하고 주도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 어떤 관점과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은 모든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부모뿐만 아니라 교육 업계에 있는 분들 또한 학습자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한국의 교육 시스템 상 나 혼자 이렇게 자발성을 키워주고 주도적으로 뭔가를 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겠어라는 생각에 조금 회의적인 분들도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내가 마주하는 이 아이의 삶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행을 하나씩 해나가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 대한 책을 참 오랜만에 읽었는데요,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삶의 목적과 방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것, 그리고 그 길을 응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한 번 더 느끼며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육아와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책 같습니다.
오늘도 아이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