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각을 믿지마라.
시골 풍경, 농사짓는 농부, 꽉 막힌 퇴근길
자주 일어나는 순간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현상들이다.
자, 풍경화를 그려보세요.
자, 엄마의 장 보는 모습을 그려보세요.
자, 베란다에서 우는 매미소리의 형태를 그려보세요.
이 세계는 사건을 다루는 이론들의 질서 체계다.
즉, 명사가 아닌 동사들의 움직임이다.
눈보라를 그려라 한다면,
아마 공통적인 이미지로 통합될 것이다.
사건을 대면하고, 사물을 직접 보는 자는 인간의 감각과 의식에 고착된 그 너머의 세계를 본다.
날것을 보고, 관념을 지우고 또 지운다.
예술가는 불편한 그곳을 체험한다.
혁명가는 남들이 가지 않는 그곳을 간다.
시인은 버려진 봉다리를 가지고 논다.
자연의 진실은 뭘까?
이 우주의 진실은?
4시간을 돛대에 묶여 폭풍우를 직접 관찰한 서양화가 윌리엄터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