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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레이 Jun 21. 2021

대충해, 대충...제발 대충하라고.

평범하여 특별한 하루

꼭 그런 적이 있었다.


주전자 한 통 가득히 물을 받아서, 피구 경기장을 만들던 체육 시간.

반듯이 선을 긋고 말겠다는 강한 신념으로 땅만 보고 열심히 물을 부으며 나가다 보면, 분명 쭉 뻗은 일직선의 직사각형이어여만 할 경기장이 사다리꼴로 되어 있곤 했다. 발로 스윽스윽 모래를 덮고, 다시 물을 부어서 간신히 경기장을 완성하긴 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히 빤듯이 선을 그었는데...'


한참이 지나서야, 제대로 가려면 앞만 보고 가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고개를 들고 좌우를 살피며 목표를 봐줘야한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안다고 다는 아니지...

요즘도 나는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고, 목적지에서 한참 떨어진 곳으로 가기도 한다.


올해는 잘하려고 하지 말고, 즐겁게 하자고 다짐했는데  달리다보니 나도 모르게 다른 곳으로 가고 있었다. 반환점을 돌 무렵이라 다행이지...큰일날 뻔 했다.

정신을 차리고 주머니를 뒤적뒤적해보니..잘하려는 마음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 만족스럽지 못해 우울해졌던 일들, 더더더를 외치다 지쳐버린 일들이 꾸겨진 껌 포장지처럼 한가득이다.


싹 끄집어내서 휴지통에 버리고 다시 목적지를 쳐다본다.

'잘하려고 하지말고, 즐겁게 하기'

바로 저기가 올해 내가 가야할 곳이다. 당장  글부터 대충 즐겁게 올리는 거야! 부족한 필력을 토닥거리며 즐겁게 글올리기 버튼을 눌러본다.


(그래서 이 글에는 맞춤법검사가 들어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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