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솔직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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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그저 수고했다며 나를 안아주던 부모님의 품에서 나는 다시 아기가 되었다. 그동안 잘 참았던 눈물이 새어 나왔다. 이 공연에 참여했던 아이들 중 나만큼 뮤지컬과 안 맞는 사람은 없었을 거다. 그만큼 나에게 이번 도전은 큰 용기였다. 대인기피증을 앓던 시절이 있었고, 사람을 좋아한 만큼 큰 상처를 받기도 했고, 무대에 서고 싶은데 무대울렁증이 심해 교내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었다. 이 모든 걸 아는 부모님께서는 마음 편히 공연을 보지 못했을 거고.. 그걸 아는 나는 그저 죄송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아직 정확한 꿈을 찾지 못했다. 여전히 나는 방황 중이고, 시간은 흐르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초조하지 않다. 나는 나를 믿는다.
2014년 어느 날, 블로그 포스팅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