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진작에 헤어져야했다.
나의 미련함과 빛바랜 희망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아이를 낳던 2018년 8월의 그날.
"곧 아이가 나올 것 같아요"라 했던 주치의의 말과 무색하게
분노가 폭발해서는 쓰고있던 모자를 집어던지며 욕과 함께 나에게 임신한게 유세냐며
소리지르던 그의 벌건 눈.
병원에 가서 자궁문이 5센티나 열렸는데 아프지 않았냐는 간호사의 말에
하나도 아프지 않았던 내가 너무 불쌍했다.
아이를 낳고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탄생의 축복보다는
"드디어 부부 싸움을 하며 나의 감정을 느낄 뱃속의 아이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에서 시작했던 나의 모성의 시작.
나아지겠지.
괜찮아지겠지.
했던 내가 미워질만큼
쉽게 나아지지 않았던 우리의 관계를 이젠 종지부 찍으려 한다.
가장 큰 산은 양육권.
아이 아빠나 나나 모두 양육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여러모로 내가 양육을 담당해왔고, 경제력이나 여러모로 내가 유리하지만,
계속해서 가빠지는 공황장애 증상이 혹여 양육권을 가져오는데
불리할까 싶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눌러본다.
세 가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던 지난 8년.
남은건 불안과 우울증상.
이제 나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보려한다.
아들에겐 미안한 마음뿐.
출산하자마자 이혼을 했어야 했는데.
미련하게, 바보같이 여기까지 와버렸다.
하지만 난 할수있다. 엄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