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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후감

존재의 의미를 찾아서

[독후감] '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를 읽고

by 하늘소망

딸의 책장에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라는 책이 있었다.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알 수가 없었다. '바르톨로메'가 사람 이름 같은데 왜 개가 아니다고 했을까 궁금했다. 호기심 어린 맘으로 책장을 넘겼다.

청소년들이 많이 읽는 책이어서 그런지 내용이 단순하고, 이야기의 흐름이나 배경도 시간순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이해도 쉽고 잘 읽혔다.


이 소설의 주인공 바르톨로메는 기형으로 태어났다. 똑바로 일어설 수도 없었고 다리는 짧고 팔이 길어 기어가는 모습이 개 같았다. 바르톨로메는 형, 누나, 동생이 있었지만 함께 어울리지 못했고 공주의 마부인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매우 부끄럽게 여겼다.

한적한 시골에 살던 바르톨로메 가족은 왕궁이 있는 마드리드로 이사를 가게 됐다. 바르톨로메의 아버지는 바르톨로메를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창밖도 내다보지 못하게 해서 아무에게도 바르톨로메의 존재를 알리려 하지 않았다.

집안에서만 숨어 살던 바로톨로메는 너무 답답한 시간을 보내다가 다른 가족들의 도움으로 아버지 몰래 수도원으로 글자를 배우러 다녔다. 영특한 머리를 가진 바로톨로메에게 공부는 재미있었고, 학업 성취도가 빨랐다. 그런데 공부를 하기 위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수도원에 가야 하는 큰 난관이 있었다. 여러 가지 궁리 끝에 누나가 빨래를 하러 갈 때 빨래통에 몸을 숨겨 이동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빨래통에 숨어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날 빨래통이 땅에 떨어져 공주의 마차와 마주치게 됐고 바르톨로메의 특이한 모습을 보게 된 공주가 그를 왕궁으로 불러들인다.

왕궁에 들어간 바르톨로메는 개처럼 털옷을 입고 얼굴에 분장을 하고 공주의 노리갯감이 되어 살았다. 그 와중에 분장을 해주는 화가들과 친하게 지냈고 시간이 있을 땐 색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며 배움의 즐거움에 빠진다. 하지만 그를 미워하고 괴롭히는 사람도 있었고 개의 흉내를 내며 사는 삶은 녹록지 않았다. 이런 바르톨로메를 가엾게 여긴 왕궁내 화가들의 도움으로 공주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다. 그리고 다시는 개의 모습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물감을 부지런히 저으며 소설은 끝이 난다.


이 소설은 언뜻 보기에는 장애를 있는 사람들에게 편견을 갖지 말고 따뜻하게 대하자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저자는 그런 의도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보다도 꿈을 찾는 바르톨로메를 응원하고 싶었다. 배우고자 하는 꿈과 그 꿈이 조금씩 이루어져 갈 때의 기쁨은 바로톨로메에게도 존재의 의미를 찾게 해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지만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모습이 내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많은 사람이 자기를 무시하고 인격적인 대접을 받지 못할 때 그들의 시선이나 평가에 좌절하지 않고 자기만의 꿈을 찾으려 하고 노력한 바르톨로메의 몸부림은 칭찬받아야 하고 본받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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