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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개의 슬픔

by 하늘소망

개들은 눈으로

표정으로 말을 한다


기분 좋으면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이고


산책 가고 싶을 땐

동그랗게 눈을 뜨고 하늘을 쳐다보며

짖는다


슬플 때는 초점 없는 눈으로 처량하게

가만히 앉아있다.


무슨 이유로 슬플까?

자기가 많이 아프다는

동물병원 의사 선생님의 말을

알아들었기 때문일까?


슬픈 눈을 보고 있노라니

감정이 동화되어

나도 슬퍼진다


개의 슬픔이 나와 나눠져

반으로 줄면 좋겠다



살을 뚫고 자라는 개 발톱을 자르기 위해 동물병원에 갔다가 질병(자궁축농증)을 발견했다. 초음파 검사를 받기 위해 검사대에도 올라가고 주사도 3대나 맞았다. 약 조제를 기다리는 동안 개의 눈이 너무 슬퍼 보였다.

주사가 아팠기 때문인지, 많이 아프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알아들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그 감정이 나에게 동화되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모든 동물이 감정이 있겠지만 개는 특히 사람처럼 감정이 풍부함을 느낀다. 개의 즐거운 감정이 동화되고 전이되어 나를 웃게 만든다. 참 좋은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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