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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mc Aug 16. 2015

거품.

거품 같은 관계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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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가 바위에 힘껏 몸을 기댄 채

거품을 일렁이게 하였다. 순간이었다.


우리의 관계에도 감정이 차고 넘쳐 일렁이길

바라였을 뿐인데 검지 손가락 끝이 '톡' 하니

닿는 순간 파르르 소리를 내며 꺼져버렸다.

파도는 다시 철썩 소리를 낼 것이고

바위는 그 파도를 또 받아낼 것이며

거품은 다시 보글보글 피어오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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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오르는 관계 사이 속에서 판단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채버렸다. 판단을 보류한다는 건 사람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생각의 일부라는 어느 소설 속  문구처럼 본인 또한 기대를 하고 있던 게 아닐까.


모순적 이게도 겉으로 드러나는 이해 관계 속에서 밝음과 동시에 짙은 깊음을 찾고 있던 중이었나 보다.

아니, 솔직하니 터뜨려 놓으면 외로움에 치닿아 그 허기짐, 공허함을 채워내고 싶었던 게다.

내 스스로가 아닌 타인의 무언가의 도움을 받아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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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바다의 지평선과 수평선 저 멀리서 이어져 마침내 육지에 다 달았을 때 

백사장의 바위에 기대어 생기는 존재임을 오감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하여 몸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더 빠르게 바위에 부딪쳐 소리 치길 바라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는 절대적으로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나는 그 사이 속에서 욕심을 부린 격이었다.

누군가를 알아온 시간의 양이 절대적으로 상대방의 전부라 할 수 없는데

심지어 빠른 속도를 위해 애를 쓴 것 이었다. 그  시발점부터가 거품을 터뜨린 것이며,

피어오르 관계가 될 수 없음을 읊조려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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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을 할 무언가 근본, 본질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무엇 때문에 

그토록 외마디 비명을 질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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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게 글을 적어내는 것도 어쩌면  부질없는 끄적거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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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명확하게 '거품 같은 관계의  연속'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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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ory by PARA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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