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너는
낡은 담벼락 틈으로 스며든
멈춰버린 저녁의 잔광 같다
닿으려 할수록 멀어지고
스쳐간 자리마다 내 안에 남았다
사랑은
빛이 남긴 그림자처럼
사라질수록 더 깊어지는 것
너는 아무 말 없이
내 안의 고요를 부수고 떠났고
나는 부서진 파편 위에서
너를 다시 살아낸다
네 이름은
불러지지 않은 채
내 안의 가장 낮은 곳에 가라앉아
끝내 돌아오지 못할 길을 헤맨다
그러나 나는 안다
너의 부재가 남긴 틈으로
내 숨결이 새어 나온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