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양 Nov 27. 2024

단어가 빚어낸 풍경


한 점의 단어가 종이에 내려앉자
캔버스가 열렸다
빛은 그림자의 경계를 허물고,
푸른 강물이 흘러들어
낯선 바다가 되었다


붉은 단어는 하늘을 태우고
노란 문장은 바람을 남겼다
그 사이, 작은 쉼표 하나가
풀잎 위에 이슬처럼 떨렸다


밤이 되자 단어들은 별이 되었고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빛이
어둠을 가로질렀다

소리 없이 흩어진 한 줄의 문장은
아무도 보지 못한 길을 열어
바람처럼 지나갔다


나는 붓을 들지 않았지만
단어는 풍경이 되었고,
풍경은 또 다른 이야기를 품었다

마침표조차 찍히지 않은 그 끝에서
단어들은 여전히 새로운 빛을 꿈꾸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