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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Dec 20. 2024

너를 생각하는 일


너는

낡은 담벼락 틈으로 스며든

멈춰버린 저녁의 잔광 같다

닿으려 할수록 멀어지고

스쳐간 자리마다 내 안에 남았다


사랑은

빛이 남긴 그림자처럼

사라질수록 더 깊어지는 것

너는 아무 말 없이

내 안의 고요를 부수고 떠났고

나는 부서진 파편 위에서

너를 다시 살아낸다


네 이름은

불러지지 않은 채

내 안의 가장 낮은 곳에 가라앉아

끝내 돌아오지 못할 길을 헤맨다


그러나 나는 안다

너의 부재가 남긴 틈으로

내 숨결이 새어 나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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