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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Dec 21. 2024

너의 모든 순간이 감동이길 바라며


네가 처음 숨을 들이쉰 날

숲은 숨을 멈추었고

구름은 그 고요를 머금은 채

서서히 흩어졌다

햇빛은 마치 오래 기다린 것처럼

천천히 내려와 너를 감싸고

땅 위를 적셨다


너의 울음소리는

깊은 밤의 적막을 찢는

단 하나의 불꽃이었다

그 불꽃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길 잃은 이들을 위해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었다


네 발자국은

묵은 땅을 깨우는 망치였다

잠든 씨앗들이 너를 따라

숨을 쉬기 시작했고

너의 말들은

메마른 가지를 흔들며

새로운 계절을 불러들였다


네 눈물은

달빛을 품고

길 잃은 이들의 발아래로 흘렀다

너의 웃음은

새벽을 여는 첫 새소리처럼

닫힌 문을 조용히 열었다

그 순간마다

이 세상은 조금씩 달라졌다


나는 바란다

너의 작은 떨림이

누군가의 심장을 울리는 메아리가 되기를

너의 한 줄기 빛이

이 세상을 가르는 강이 되기를

너의 손끝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바다를 일으키는 거대한 물결이 되어

누군가의 삶을 뒤흔들기를


너의 모든 순간이

단 한 번도 읽히지 않은

새로운 시가 되기를

그 시의 한 글자 한 글자가

세상 어딘가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 별자리가 되기를


숲의 가장자리에서 기도한다

너의 발걸음이 닿는 모든 곳에서

아직 이름 붙지 않은 기적들이

조용히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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